이주열 총재 "올해 경제성장률 3%대 중반 충분히 가능"
[경향신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해 “연간 성장률이 3%대 중반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최근 급속히 확산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 등 가상통화에 대해서는 “변동성이 크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끝난 뒤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 경제 뿐 아니라 국내경제의 움직임을 볼 때 3%대 중반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3.0%에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대외여건 개선이 성장률 상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고, 정보기술(IT) 경기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면서 “국내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고, 앞으로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서도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지난달 말부터 집행되고 있는 추경집행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0%로 금통위원 만장일치 동결했다. 국내 경제회복세가 예상보다 확대되고, 가계부채 증가 등의 금융안정 위험이 있지만,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높아 회복세를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이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고 고 말하면서 “아직은 코로나19 전개나 백신 접종 상황 등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최근 가상통화 시장에 투자가 쏠리는 것과 관련, “암호화폐(암호자산)가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는 제약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재 가치가 없고, 지급 수단으로 쓰이는 데 제약이 크다는 건은 팩트(사실)”라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발언을 보면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자산은 사실상 가치의 적정 수준을,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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