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돗물 정수장 전수조사..5곳 정수에서 유충 발견 '선제조치'
정수장 유입 후 처리과정서 대부분 유충 제거
일부 정수장 시설노후, 위생관리미흡, 약품미투입 등 원인
광역상수도 전환 및 거름망 설치 등 선제조치
"인체에는 무해하나 음용 주의해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환경부가 전국 정수장을 선제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5곳의 정수장 정수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돼 조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여름 인천과 부산, 제주, 강릉 등에서 가정에 공급된 수돗물에 날벌레의 일종인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바 있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국 정수장에 대해 환경부는 지난 3월15일부터 4월12일까지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수돗물은 통상 정수장에 유입된 원수가 혼화, 응집, 침전, 여과, 소독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정수된 후 정수지를 거쳐 배수지에서 일정시간 머무르며 일반 가정으로 공급된다. 깔따구 유충이 원수에 들어오거나 정수처리공정 중에 깔따구가 날아들어 올 가능성은 있으나, 침전지나 여과지 등 정수처리 공정에서 제거된다. 하지만 시설노후화, 위생관리 미흡, 역세척 효율저하, 약품미투입 등으로 유입된 유충을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유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환경부는 “심리적 불쾌감은 있으나 인체에 직접적으로 유해하다는 보고는 없어 음용을 자제하되 주의해 사용함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답했다.
환경부는 정수에서 유충이 발견된 5곳의 정수장에 대해 2곳은 다른 광역상수도로 전환했고, 나머지는 정수처리 강화, 정수지와 배수지 청소 및 유충 차단망 설치 등을 실시했다. 현재 해당지역에서 유충을 발견했다는 신고는 없었다.
경기 연천 및 동두천 정수장은 같은 취수원을 사용하는 정수장으로, 원수에 유충이 유입된 것을 처리공정에서 제거하지 못했다. 이에 동두천 정수장에 공급되는 수돗물 전량을 인근 덕소광역상수도에서 공급하도록 했다.
연천 정수장은 역세척 효율저하로 정수처리 과정에서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해 정수에서 발견된 것으로 환경부는 추정하고 있다. 원수 취수 위치를 표층에서 중층으로 조정하면서 염소 투입농도를 올리고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정수지 및 배수지 청소, 유충 유출 방지 거름망 설치 등으로 유충은 제거했다.
충남 보령시 성주정수장은 방충망 일부 손상 및 정수지 내부 청결상태 미흡으로 역세척수와 정수 등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이에 우선적으로 인근 보령광역상수도로 수돗물 전량을 전환했다. 특히 약품투입공정 없이 운영되고 있어 원수에 유입된 유충을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환경부는 추정했다. 이상진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수질이 좋으면 약품처리 과정을 생략하기도하는데, 해당 정수장의 경우 약품침전공정을 별도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원 화천군 산양정수장 및 충북 제천시 고암정수장의 경우 시설 노후화, 위생관리 미흡 등이 지적됐다. 이밖에 환경부는 정수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원수 및 여과지 내벽, 역세척수 등의 처리과정에서 유충이 발견된 18곳의 정수장에 대해 유충 차단조치 및 처리공정별로 거름망을 설치해 확인하고 있으며, 이들 정수장의 정수에서 현재까지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이번 실태점검 과정에서 역세척 성능저하, 공기 역세척 불가, 여재층 부실, 약품공정 부재 등이 나타난 32곳의 정수장에 대해 기술지원 및 개선방안을 해당 지자체에 제시하고, 내년도 정수장 위생관리 개선사업 예산에 신규로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앞으로 정수장 상시 감시(모니터링)를 추진하는 한편, 처리공정별 거름망설치, 정수장별 맞춤형 개선방안 마련, 운영관리 미흡 정수장 재점검 등을 추진한다. 개선방안에 따라 시설개선을 추진하고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한 경우 국고보조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위생관리 개선사업을 위해 118개소에 총사업비 2271억원이 투입된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국민이 유충 걱정 없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 공급을 위해 지자체와 협력하여 원수부터 수돗물 생산 공급 전 과정에 대한 철저한 사전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경은 (ocami8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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