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클래식>푸줏간집 장남→프라하 음악원 교수→초대 뉴욕음악원장.. 평생 '신세계'를 모험하다

기자 2021. 4. 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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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년 체코 프라하 근교 시골 마을 넬라호제베스에도 철길이 들어섰다.

기차처럼 커다란 사운드를 뿜어내며 힘차게 달리고 싶어서였을까? 음악가 집안도 아니고 신동도 아닌 푸줏간 집의 가난한 아들, 보헤미안 소년 드보르자크(1841∼1904)는 장차 19세기 국민악파 음악을 이끄는, 체코의 대표 작곡가로 성장한다.

내용은 미국의 음악 발전을 위해 뉴욕에 음악원을 설립하려고 하는데 초대 원장으로 초빙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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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자크

독일어 선생에게 음악이론 배워

도축면허 포기하고 음악의 길로

스메타나 권유로 작곡에 매진

오스트리아 공모전서 그랑프리

심사했던 브람스 소개로 스타덤

흑인·원주민에게 받은 영감으로

교향곡‘9번 신세계로부터’작곡

19세기 국민악파 대표하게 돼

1849년 체코 프라하 근교 시골 마을 넬라호제베스에도 철길이 들어섰다. 몰다우강의 강둑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던 8세 소년은 난생처음 보는, 육중한 증기기관차가 힘차게 달리는 광경에 넋을 잃는다. 기차처럼 커다란 사운드를 뿜어내며 힘차게 달리고 싶어서였을까? 음악가 집안도 아니고 신동도 아닌 푸줏간 집의 가난한 아들, 보헤미안 소년 드보르자크(1841∼1904)는 장차 19세기 국민악파 음악을 이끄는, 체코의 대표 작곡가로 성장한다.

드보르자크는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토였던 보헤미아(지금의 체코)의 프라하 근교 시골 마을 넬라호제베스에서 14남매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작은 여관을 함께 운영하는 도축업자였는데 장남인 드보르자크가 자신을 따라 가업을 잇길 바랐다. 도축 면허를 따기 위해서는 독일어를 공부해야 했기에 아버지는 드보르자크에게 독일어 선생님을 붙여 줬다. 음악에 소양이 깊었던 독일어 선생님은 드보르자크에게 틈틈이 바이올린과 화성학 같은 음악 이론도 가르쳐 줬다. 16세 되던 해에 프라하 오르간 학교에 입학해 오르간과 바이올린, 비올라를 배웠고 작곡 공부도 병행했다. 졸업 후 21세 되던 해에는 지금의 체코 국립극장의 전신인 가설극장 오케스트라에 비올라 연주자로 취직했다. 당시 음악감독이자 지휘자로 있던 국민악파의 거장 스메타나로부터 작곡 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볼 것을 권유받게 된다.

1877년 드보르자크는 그간 모아 온 작품들을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주최하는 한 공모전에 출품해 그랑프리를 거머쥐게 된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당시 심사위원은 대 작곡가 브람스(1833∼1897)였는데 드보르자크의 작품에 크게 경도된 브람스는 드보르자크를 세상에 알리기로 한다. 브람스는 베를린의 출판사 ‘짐로크’에 체코의 신예 작곡가를 추천했고 드보르자크의 작품 ‘슬라브 무곡 1집, op.46’은 악보로 출판되며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명성이 높아진 드보르자크는 어느 날 미국의 재력가 재닛 서버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내용은 미국의 음악 발전을 위해 뉴욕에 음악원을 설립하려고 하는데 초대 원장으로 초빙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당시 드보르자크는 안정적인 자리인 프라하 음악원의 교수로 임명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대륙 아메리카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으로 요청을 수락, 1892년 51세의 나이로 뉴욕 내셔널 음악원 원장으로 부임한다. 원장으로 재직하는 3년 동안 교육에 열정을 쏟았고 한편으론 학생들을 통해 흑인 영가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음악을 접하며 큰 영감을 받기도 했다. 이때 작곡한 작품이 ‘신세계 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다. 그의 교향곡 9번의 제목 ‘신세계로부터’의 신세계는 미국을 뜻하지만 8세 보헤미안 소년이 평생을 꿈꿔왔던 신세계는 성장하는 삶, 도전과 모험 그리고 두려움 없는 열정이 아니었을까.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드보르자크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현대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레퍼토리. 1893년에 완성됐고 같은 해 12월 15일 뉴욕 필하모닉에 의해 카네기홀에서 초연됐다. 작품의 곳곳에 흑인 영가를 연상케 하는 당김음이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펜타토닉 스케일(5음계)이 등장하지만 미국의 토속 음악을 직접 차용하지는 않았다. 체코 작곡가에게 비친 미국의 인상과 조국에 대한 향수가 배어 있는 슬라브풍의 음악에 가깝다. 총 4악장으로 ‘꿈속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2악장의 라르고 선율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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