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보험 환헤지, 보험사 전가..사실상 국내생보 '진출차단'

2021. 4. 1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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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외화보험의 환손실 위험을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상품 개정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장기상품인 보험이 환헤지(위험회피) 부담을 지게 되면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외화보험의 환헤지를 보험사가 부담하게 하면 사실상 원화보험이나 마찬가지가 돼 상품을 팔 이유가 없다"면서 "환위험이 높은 것은 맞지만 판매 단계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나머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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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 중심으로 판매
최근 국내 대형사 진출 시동에
소비자 민원·피해 리스크 우려
당국, 하반기부터 상품개정 요구
보험사들 "판매하지 말라는 뜻"

금융 당국이 외화보험의 환손실 위험을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상품 개정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장기상품인 보험이 환헤지(위험회피) 부담을 지게 되면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 사실상 신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수순으로 이해되는 이유다. 국내 대형 보험사의 외화보험 시장 진입 차단이 당국의 초고속 결정 배경으로 알려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외화보험 상품 개정을 오는 하반기에 진행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환헤지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외화보험은 원화보험과 상품구조는 동일하지만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외국통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10~20년짜리 장기 상품을 환헤지 하려면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보험사들은 외화보험을 판매중지하라는 당국의 명확한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보험 상품 개정이나 판매 중단시 상당한 시간을 두고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외화보험 건은 이례적인 속도다. 테스크포스(TF) 구성 회의를 지난달 한차례 한 후 지난 14일 업계 의견수렴을 종료하는 등 촉박하게 진행됐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외화보험은 일부 외국계 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해 고객이나 시장이 제한적이었지만 삼성과 한화,교보생명 등 국내 대형사들이 진출하려 하면서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사들이 외화보험을 팔면 높은 수수료와 시책(프로모션)을 걸고 대대적인 판매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고객이 급증한 가운데 환율 변동으로 민원이 발생하면 외자계 몇 군데서 판매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종신보험 이후 획기적인 상품이 고갈된 상황에서 달러보험은 저금리 장기화와 환율 상승 기대감, 안정자산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메트라이프, 푸르덴셜 등 외국계 보험사 중심으로 판매해 왔으나 최근 국내 대형사들도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달러종신보험을 출시했고, 이달에는 달러연금보험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한화·교보생명도 이달 달러종신보험을 출시를 계획했다. 하지만 모두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진다.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때문에 외화보험은 수년 전부터 일본, 대만, 홍콩 등지에서 판매돼 왔고 중국도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판매 프로세스를 개선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갑작스런 판매 중단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외화보험의 환헤지를 보험사가 부담하게 하면 사실상 원화보험이나 마찬가지가 돼 상품을 팔 이유가 없다”면서 “환위험이 높은 것은 맞지만 판매 단계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나머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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