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가슴 아픈 사연..그들에겐 3평 모텔과 하루 한 끼가 전부였다
친모는 구속, 친부는 체포..19개월짜리 아들 보호기관에
■ 태어난 곳도, 발견된 곳도 ‘모텔’
지난 13일 오전 0시를 조금 넘긴 시각, 2개월짜리 아이 A양이 머리를 다친 채 심정지 상태로 모텔에서 발견됐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호흡과 맥박은 살아났지만 눈은 뜨지 못 하고 있다.
A양이 태어난 곳은 발견된 모텔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 14일 SBS 보도에 따르면 A양은 두 달 전인 2월 16일 또 다른 모텔에서 태어났다. 지난해 여름부터 한 달에 20회가량 이 모텔을 찾던 A양 부모는 객실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다. 구급대원들이 탯줄을 자르고, 산부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해당 모텔 주인은 “가운을 입은 채로 신생아랑 같이 엄마가 실려 갔다”고 출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급히 떠난 이들 가족이 돌아올까 하는 마음에 여전히 엄마 옷과 기저귀, 젖병 등 아이 물품을 보관하고 있다. 한 언론 매체는 “동사무소에도 여러 번 도와달라고 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안타까워하는 이 모텔 주인의 말을 전했다.
이후 이들은 다른 모델 2곳을 전전하며 두 달을 보냈다. 19개월짜리 A양 오빠를 포함해 네 가족은 3평(9.9㎡) 남짓한 방에서 생계를 이어간 것이다.
■ 하루 ‘한 끼’가 고작이었다
남들에게 평범했던 하루 3끼는 이들에게 사치였다. 이 가족이 몸을 뉘었던 다른 모텔 주인은 이들이 하루 한 끼 정도 식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배달음식이 하루에 한 번만 객실로 올라갔다. 이들은 기초수급자였다.
■ 주거비 지원 전무, 분유 정도만..
A양이 태어난 모텔 측은 이들의 어려움을 그저 지켜만 보지 않았다.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 없었다.
구 복지센터는 지난달부터 위기 가정을 위한 집중 지원에 들어갔지만, 지원 물품은 밑반찬 등 음식과 분유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 이들 부부와 연락마저 끊겼다. 복지재단의 주거비를 지급받지 못한 채였다.
연락이 안 되자 구 관계자가 지난 5일 수사를 의뢰했는데, 이 과정에서 친모의 지명수배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친모는 구속됐다. 친모가 월세 문제로 피소를 당했는데, 지적 능력이 다소 떨어져 법원에 출석하지 않다 지명수배까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다만 아이 친모가 사기 혐의로 붙잡힌 후 A양과 그 오빠가 어리고 친부 B씨(26)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경찰이 지난 7일 시설 입소를 위한 보호절차를 진행했다.
B씨도 자녀들 시설입소에 동의했고, 13일에는 이들 남매의 건강검진이 예정돼있었다. 바로 이날, 0시 3분 A양이 모텔에서 심장이 멈춘 채 발견된 것이다.
■ 육아 수첩엔 분유량까지 빼곡히
친모는 지난 6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 전까지도 그는 육아 수첩에 아기 분유량까지 꼼꼼히 적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가 구속된 후 일주일 간 남편 B씨는 홀로 어린 아이 둘을 돌봐왔다.
그러다 사건이 터진 것이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에 따르면, 발견 당시 B씨가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다. 아이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런데 A양 머리에서 멍이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학대가 의심된다며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후 거주지 불분명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딸 머리를 다치게 한 건 실수였다”고 학대 혐의를 부인하다 15일 “아이를 달래던 중 계속 우는 바람에 화가 나 탁자에 툭 (던지듯) 놓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는 구속, 아빠는 체포. 순식간에 안길 품이 사라진 A양 오빠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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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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