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귀환하면 공부 못하는데"..미군 철수에 떨고 있는 아프간 여성들

이혜원 2021. 4. 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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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오는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곳 여성들 사이에서는 탈레반의 귀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프간인들은 20년 전 미국이 주도한 개입으로 축출된 국가 정부와 탈레반의 싸움이 격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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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AP/뉴시스]미국이 오는 9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성들은 교육 기회가 사라질까 염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카불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자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 2021.04.15.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이 오는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곳 여성들 사이에서는 탈레반의 귀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여성 교육은 20년의 자유를 누린 이후 강경파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다시 한번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학생들은 지금 보는 시험이 마지막이 될 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헤라트대학교 학생인 바시레 하이다리는 “미국인들이 떠난다”라며 “탈레반과의 끔찍한 나날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고사하고, 집밖으로도 나오지 못하게 할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에게는 오직 한 가지 소원이 있다”라며 “내 연구와 일을 끝내는 것이다. 하지만 탈레반이 오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끝낼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5월1일부터 9월11일까지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완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철수 완료 시점인 9월11일은 9·11테러가 벌어졌던 날로, 올해가 20주기다.

미국의 이같은 결정에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아프간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프간인들은 20년 전 미국이 주도한 개입으로 축출된 국가 정부와 탈레반의 싸움이 격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유엔 통계에 따르면 여성과 어린이들에 대한 폭력은 지난 1년 동안 급증했고, 탈레반의 세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디언은 현재 외국 군대 주둔의 이익은 불분명하며, 강경 이슬람 통치로의 복귀는 여성 교육을 철회하는 걸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라트대학교 경제학과 여학생 살마 에라리는 “탈레반이 그들을 속이고 있다는 걸 세계가 알았으면 한다”라며 “그들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트위터를 하고 있지만 20년 전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탈레반의 본성이다”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지방의 사람들은 보안이 악화되면서 이미 그들의 자유가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탈레반 몰락 후 학교에 다니며 기자가 된 아티파 알리자데는 “회사에서 보안 문제로 동료들의 움직임을 제한했다”라며 “아버지는 최근 잠시 일을 중단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언론인, 사회운동가 및 시민사회 인사들에 대한 공격으로 지난 6개월 간 최소 8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

사회운동가 바시레 사파 테리는 미국 덕분에 여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국제군이 떠난 후 어떤 일이 일어날 지에 대한 국가 정부와 탈리반 간의 협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매일 협상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소녀들의 교육에 대한 언급은 없고, 권력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다”라며 “학생들은 교육 받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가능한 한 많이 배우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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