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코로나 불확실성 높다(종합)
물가 상승 압력 크지 않아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국내 경제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리고 같은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이달까지 모두 7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지속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유지됐다. 미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존 1.00~1.25%에서 0.0~0.25%로 1%포인트 낮춘 후 이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2월에 전망했던 수준(3.0%)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국내경제는 회복세가 다소 확대됐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회복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으며, 민간소비 부진도 온화되고 있는 등 회복세가 확대됐지만 코로나19로 회복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동결이 불가피 하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세 지속 등으로 1%대 중반으로 높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 범위에서 소폭 상승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으로 높아졌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점차 1%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4000명 증가해 13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실업자는 사상 최대치인 121만5000명에 달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도 최근 두 달 연속 마이너스 등 실물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한은이 국내 경제가 안정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거둬 들이기 힘든 이유다.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와 백신 접종 속도 등에 따른 변수도 여전하다. 지난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31명이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할 경우 민간 소비 회복 속도가 현재보다 더 더뎌질 수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물가 압력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농수산물 가격,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로 주식, 부동산 등 금융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겨 실물 경기와 금융자산 가격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는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해말 기준 1726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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