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코로나 사태 속 7번째 동결.. 0.5% 유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기준금리가 연 0.5%로 동결됐다. 지난 7월 이후 일곱 번째 동결이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자산·실물 시장 간 괴리가 커지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5일 회의를 열고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8월, 10월, 11월과 올해 1월, 2월에 이어 일곱 번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3월16일 ‘빅컷’(1.25%→0.75%)과 5월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금리를 0.75%포인트 빠르게 내린 후,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기도 문제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집값을 잡기는 쉽지 않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리기는 어렵다.

집값과 주가가 폭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오지만, 코로나19가 4차 확산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가계의 어려움은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취업 문제도 정부의 정책적 일자리 마련을 제외하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금통위가 섣불리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금통위는 금리 동결 후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통화정책을 변경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대세 의견이지만, 일각에서는 이제 금리를 올릴 때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