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 애경 채승석, 2심은 집행유예

프로포폴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 등
1심, 징역 8월 선고한 뒤 법정 구속
2심 "개선모습..이번에만 집행유예"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프로포폴(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투약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채승석(51)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장재윤)는 15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채 전 대표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300시간, 약물치료 강의 40시간, 추징금 4532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비록 다른 마약루에 비해 오남용 우려가 적다고 하나 (채 전 대표는) 상습 투약하고 지인의 인적사항을 병원에 제공해 허위진료를 작성하게 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고 동종범죄 기소유예 처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채 전 대표는) 자수 이후 모든 범죄 사실을 털어놓고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며 "검찰이 인지하지 못한 범죄도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 전 대표는) 반성하고 있고 보석 허가 이전까지 구속돼 자숙했으며 사회에 복귀할 것을 다짐했다"면서 "불구속 기간 스스로 약물 남용에 대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는 등 개선의 모습을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채 전 대표의 징역 8개월 형기는 가벼워 보이고 실형을 선고하면 무거워 보인다"며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되 중독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투약 여부에 대한 검사에 응하라"고 판결했다.

채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I병원에서 총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해당 병원장 김모씨, 간호조무사 신모씨와 공모해 지인의 인적사항을 김씨에게 건넨 뒤 프로포폴 투약내용을 분산 기재하게 하는 등 총 90차례에 걸쳐 진료기록부를 거짓 작성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채 전 대표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게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추징금 4532만원을 명령했다.

법정구속된 채 전 대표는 지난해 말 당초 예정됐던 항소심 선고 공판 직전에 변론이 재개되며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채 전 대표는 애경그룹 창업주인 고(故) 채몽인 회장의 3남 1녀 중 막내다. 지난 1994년 애경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지난 2005년 애경개발 대표이사를 맡았으나 마약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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