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파충류' 익룡의 약해진 뼈 내부 바큇살 지주가 지탱

엄남석 2021. 4. 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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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폭이 12m에 달했던 거대 익룡 무리인 '아즈다르키드'(azhdarchid)가 기린처럼 긴 목을 지탱하며 백악기 하늘을 지배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밝혀졌다.

하늘을 날려면 새처럼 뼈를 경량화할 수밖에 없는데, 얇아지고 약해진 경추(頸椎) 안에 자전거 바큇살 모양으로 독특한 지주(버팀대) 구조를 형성해 뼈가 견디는 힘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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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익룡 경추화석 분석..기린보다 더 긴 목뼈 90% 강하게 만들어
익룡 척추 내 자전거 바큇살같은 구조 [Williams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날개폭이 12m에 달했던 거대 익룡 무리인 '아즈다르키드'(azhdarchid)가 기린처럼 긴 목을 지탱하며 백악기 하늘을 지배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밝혀졌다.

하늘을 날려면 새처럼 뼈를 경량화할 수밖에 없는데, 얇아지고 약해진 경추(頸椎) 안에 자전거 바큇살 모양으로 독특한 지주(버팀대) 구조를 형성해 뼈가 견디는 힘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척추 뼈에서 이런 지주 구조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영국 포츠머스대학 고생물학 교수 데이비드 마틸 박사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팀은 모로코 켐켐 지역서 발굴된 아즈다르키드의 경추 화석을 통해 밝혀낸 이런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했다.

이 저널을 발행하는 '셀 프레스'(Cell Press)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익룡은 비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와 마찬가지로 뼈를 가볍게 하는 쪽으로 진화했으며 이때문에 뼈가 허약해져 화석이 많이 발굴되지 않는 편이다.

켐켐 지역은 약 1억년 전에는 강이 있던 곳으로, 상대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익룡 화석이 발굴되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발굴해 연구한 아즈다르키드의 화석을 '알랑카 사하리카'(Alanqa saharica) 종으로 분류했으며, 날개폭이 6~8m에 목 길이는 1.5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경추 화석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자전거 바큇살처럼 수많은 지주가 나선형으로 중앙의 신경관과 경추 뼈 내벽을 연결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익룡 알랑카 사하리카 상상도 [Davide Bonadon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공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이런 지주가 50개 있으면 경추가 버틸 수 있는 무게가 9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마틸 교수는 "어떤 동물의 척추에서도 이런 구조를 본 적이 없다"면서 "진화가 익룡을 놀랄 만큼 효율적인 비행체로 만들었다"고 했다.

익룡은 지금까지 경추 안에 신경관을 가진 단순 구조를 가진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비행 능력을 위해 얇아진 뼈로 어떻게 긴 목과 큰 몸집을 지탱하고 무거운 먹이를 잡아 옮겼는지는 수수께끼가 돼왔다.

논문 제1저자인 어배너-섐페인 일리노이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카리아드 윌리엄스는 "아즈다르키드는 기린이 정상처럼 보이게 할 만큼 우스꽝스러운 긴 목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긴 목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기능했는지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경추 내 특이구조를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틸 교수는 "극도로 얇은 경추 내를 나선형으로 가로지르는 지주는 익룡이 비행 능력을 유지하면서 기린보다 더 긴 목에 1.5m 이상 되는 거대한 머리를 지탱한 생체 역학에 관한 많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구팀은 하늘을 나는 가장 큰 동물이었던 익룡이 진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멸종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기상천외할만큼 복잡하고 정교한" 생명체였다는 점을 드러내 줬다면서 익룡의 뼈는 극도로 가볍지만 강하고 내구력을 가진 생물학의 경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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