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이버학폭 피해영상 등 삭제 지원..'2차 가해' SNS 접촉도 금지
사이버학폭 대응 전담상담사 배치·모니터링
학교·Wee센터 연수 강화·대응 세부지침 마련
채팅 초대 거절·신고 등 기능적 개선은 빠져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사이버 학교폭력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다양해지자 정부가 이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범부처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피해학생에게는 학폭피해 영상이나 신상정보 등 인터넷 상 공개된 정보를 불법촬영 영상에 준해 즉시 삭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해학생이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학생에게 접근해 괴롭힐 때에도 2차 가해로 간주한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7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학생 사이버폭력 예방 및 대응 강화방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수업이 늘어남에 따라 신체적 폭력 등은 줄었으나 사이버폭력 비중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2019년 학교폭력실태조사 당시 8.9% 수준이었던 사이버 학폭은 지난해 12.3%로 증가했다.
사이버 학폭은 단체채팅방에 일방적으로 초대해 괴롭히거나 일명 '와이파이 셔틀', ID·비밀번호 및 모바일 상품권(기프티콘) 탈취 행위 등 유형이 다양해진 것은 물론, 익명성 때문에 교묘하고 추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 학폭을 모두 포함해 규정하지 않고 모호해 교육현장 교원, 학생, 학부모 등이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사이버폭력 피해 관련 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됐을 경우 성 관련 불법촬영물 등에 준해 삭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 성폭력 피해정보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다. '사이버 아웃리치' 상담사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SNS 등온라인 게시글을 모니터링하며 위기학생을 대상으로 메신저 상담을 진행한다.
온라인에 노출된 학폭피해 영상이나 피해자 개인 신상정보 등 관련 정보는 사이버학폭 발생 초기에 우선 증거를 확보한 후 피해학생·보호자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관련 정보 차단·삭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사안처리가이드북'에 담아 배포할 계획이다.
정부는 사이버폭력 피해 신고와 구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에 사이버폭력 대응전담 상담사를 지정해 배치한다. 나아가 구제 절차 상담과 안내, 신속 처리를 지원하는 인터넷 피해구제 전담기구를 신설한다.
사이버폭력 가해학생들의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가해학생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조치에 정보통신망 이용행위도 포함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아울러 가해학생 대상 특별교육 프로그램에 처벌 내용과 인터넷 윤리, 미디어리터러시(media literacy) 등을 포함하도록 교육표준안을 마련한다.
위(Wee)센터별로 중대한 사이버폭력 피해학생 사례관리자를 사회복지사 중심으로 지정하고, Wee클래스 전문상담교사·전문상담사를 대상으로 연수도 실시한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사이버폭력 예방과 대응이 가능하도록 교원에 대한 연수를 강화한다. 정부는 사이버폭력 연수표준안을 마련하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대상으로 심층연수를 실시한다. 사이버폭력 사안에 대응 관련 세부지침도 만든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부처·기관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분기별로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방안에는 카카오톡 등 단체채팅방 초대를 거절하거나 채팅방 신고, SNS·커뮤니티 업체 측에 로그기록을 요구하면 의무 제출하는 등의 기능적 개선조치는 빠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업자의 사회적 책무 차원에서 의무를 부과하는 측면에서 기능 개선 방안도 논의했으나 개인정보라서 제공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실무협의체 기구를 통해 다각도로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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