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변화는 어떻게 촉발되는가

변화는 어떻게 촉발되는가/ 캐스 선스타인/ 열린책들

사회 규범은 때때로 한순간에 무너진다. 대중의 입을 틀어막는 규범에 도전해 누군가 목소리를 터뜨릴 때 변화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규범 선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규범 선도자란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기존 규범에 반대하고 규범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규범 선도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마음속으로 규범에 반대한다는 것을 알림으로써 반대 입장을 공론화해 숨은 지지자들을 이끌어낸다. 변화의 방향은 규범 선도자가 사람들의 어떤 마음을 읽어 내고 무엇을 선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아가 그들은 법안을 설계하고 입법을 하기도 한다. 법적 표현은 행위의 사회적 의미를 변화시킨다. 이는 사람들의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규범 선도자가 활동을 시작해 법이 제정되면 결과가 완전하지 않더라도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법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규범을 공식화하기 때문이다.

‘넛지’의 공저자로, 행동과학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저자는 넛지 이론을 정책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현실 정치에서 실천해 왔다. 이 책에선 시민의 힘으로 변화가 촉발되는 현상부터 넛지의 활용과 한계, 올바른 사회적 판단을 위해 경계해야 할 것들과 대안까지 거대한 사회 변화의 시작과 완성을 통찰한다. 이 책은 특정한 가치를 주장하기보다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행동과학을 바탕으로 분석함으로써 나름의 결론을 도출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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