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84%는 도로서 발생..전기차·수소차도 소용없네

이근영 2021. 4. 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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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의 84%는 타이어 마모 등 도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연구팀 분석에서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도로에서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할 때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었다.

2019년 연구에서 샌프란시스코만에만 연간 7조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흘러들어가는데, 대부분이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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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최대 발생원은 '타이어'
도로서 84% - 파도 포말 11% - 농토 5% 생성
도심은 0.4%..건물 막히고 차량속도 느려서
공중에 최대 1주일 머물러 대륙간 이동 가능
대기중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도로 위에서 타이어가 마모하면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인 것으로 분석됐다. 픽사베이 제공

공중에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의 84%는 타이어 마모 등 도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이별하고 전기자동차를 사용해도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미국 유타대와 코넬대 공동연구팀은 대기이동모델과 미국 서부지역에서 14개월 동안 수집한 관찰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대기중 미세플라스틱의 84%는 도로에서, 11%는 바다에서 파도가 칠 때 발생하는 물거품(포말)에서, 5%는 농업 관련 비산먼지에서 생긴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렸다.(DOI : 10.1073/pnas.2020719118)

연구팀은 미국 서부 대기중에 떠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1000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 크기의 플라스틱을 지칭한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재료인 팰릿(알갱이) 크기가 5㎜다. 미세플라스틱은 이 팰릿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비닐봉지나 플라스틱제품 같은 벌크플라스틱이 수마이크로미터(㎛) 크기로 풍화한 것을 말한다. 합성수지 옷을 세탁한 뒤 배출된 슬러지를 쌓아놓은 쓰레기매립지나 비료가 뿌려진 농토에서 비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팀 분석에서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도로에서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할 때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었다. 타이어는 단순히 고무로만 만들어진 게 아니다. 합성고무와 많은 다른 화학물질들이 섞여 있다. 2019년 연구에서 샌프란시스코만에만 연간 7조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흘러들어가는데, 대부분이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세플라스틱.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제공

반면, 도심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의 비중은 0.4%에 불과했다. 도시에는 교통량이 많아 엄청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생산된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로 대기 확산은 크지 않다. 우선 빽빽한 건물이 바람을 막아 미세플라스틱이 비산하지 못한다. 다른 이유는 도심 지역에서 자동차들이 빨리 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나 국도 등에서는 자동차 속도도 빠를 뿐더러, 공간도 개방돼 있어 바람에 날리기 쉽다. 논문 공저자인 코넬대 지구대기과학과의 내털리 매하월드 연구원은 “자동차가 시속 100㎞로 달리면 미세플라스틱도 그 에너지를 받아 대기 중에 쉽게 날아오른다”고 말했다.

바다가 대기중 미세플라스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추정됐다. 파도가 칠 때 바닷물 속에는 소금뿐만 아니라 유기물질과 미세플라스틱이 섞여 있다. 파도로 물거품이 생기면서 에어로졸이 만들어진다. 바다 소금이 비산하는 경로와 마찬가지로 미세플라스틱도 대기중에 확산한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실측 자료와 함께 대기이동모델을 분석에 사용했다. 모델을 동원한 이유는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을 그 자체로 구분하기 어려워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 가운데에서 운좋게 고무를 발견해 타이어를 발생원으로 지목할 수는 있지만, 나머지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을 찾아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에 따라 대기중 머무는 시간이 1시간에서 6.5일에 이르렀다. 논문 제1저자인 유타대 유역환경학부의 재니스 브래니 연구원은 “6.5일이면 대륙과 대륙 또는 해양 사이를 이동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남극에도 대기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쌓이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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