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유학생 숨지게 한 50대 징역 8년..피해 부모 "韓 음주운전 줄길"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음주운전을 해 타이완 출신 20대 유학생을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에게 1심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 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6년보다 무거운 형량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피해 유학생 故 쩡이린 씨의 부모는 "검사가 구형한 형량에 2년을 더해 선고해주신 판사님께 감사드린다. 구형한 형량보다 높은 형을 선고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부모는 "우리는 살인자가 우리의 아름답고 귀중한 딸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자각하기를 바란다. 이린은 정말 친절하고 사랑스러웠으며 주변 사람들과 부모를 매우 사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살인자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음주운전 범행을 저질러 우리 가족을 파괴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번에 그는 세 번째로 음주운전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고 호소했다.

이에 쩡이린 씨 부모는 "이번 판결이 향후 한국에서의 음주운전 범죄를 줄이고, 이로 인한 (또 다른) 가족의 파괴를 막는 데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생전 쩡이린 씨와 부모님이 함께 찍은 사진 / 사진 제공 = 쩡이린 씨 친구들

쩡이린 씨 사망 이후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사건을 공론화해온 그의 친구들도 입장을 전했다.

쩡이린 씨 친구들은 "검찰이 구형한 6년보다 높은 8년 형을 선고하신 것에 놀라웠지만 '윤창호법' 대로라면 무기징역도 가능한 부분에서 8년 선고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윤창호법'으로 알려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음주운전으로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한 양형 기준은 징역 4년 이상 8년 이하로, A 씨는 이 권고 형량의 최고형을 받았다.

이들은 "쩡이린 사건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음주운전 사고들이 있었음에도, 아직 사회적 인식이나 법원 형벌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 음주운전 양형 기준을 높였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쩡이린 씨 친구들은 "어떤 형이 나왔더라도 이린이의 삶은 정말 의미 있었고,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없음에 많이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들은 "이린이처럼 억울한 죽음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지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진정한 사회와 법의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유학생 쩡이린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79%로, 운전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씨는 음주운전으로 지난 2012년과 2017년에도 각각 벌금 300만 원,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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