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생후 2개월 딸 아버지 "보채서 던졌다" 자백

[경향신문]

인천의 한 모텔에서 뇌출혈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된 딸의 아버지가 “딸이 울어서 탁자에 세계 내려놨다”며 학대 행위를 일부 시인했다. 사흘째 병원 중환자실에 있는 딸은 아직까지 의식이 없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아버지 A씨(27)가 학대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A씨는 지난 12일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딸을 학대해 머리를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텔에서 아이가 자꾸 울어서 안고 있던 아이를 나무탁자에 세계 내려놨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내용은 경찰이 지난 14일 신청한 구속영장 서류에도 포함됐다.

경찰은 A씨가 지난 6일부터 아내없이 9㎡의 조그마한 모텔 방에서 딸과 1살 위인 오빠 등 어린 남매를 혼자 돌보다 딸이 자꾸 보채자 탁자에 세게 내려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는 처음 경찰조사에서는 “딸 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다쳤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혼자서는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생후 2개월된 딸의 뇌출혈 증상을 의료진으로부터 확인하고 A씨를 집중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A씨의 아내(23)는 사기 혐의로 지난 6일 경찰에 구속됐다. A씨 가족은 지난해 10월 A씨 친구 소유인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 월세보증금 없이 입주했다가 나중에 이 친구가 보증금을 요구해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 가족은 이 때문에 그동안 모텔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면서 생활했다. 사건 발생 이후 19개월된 오빠는 인천의 한 보육시설로 옮겨졌다. 뇌출혈이 있는 생후 2개월된 딸은 인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지만, 아직까지 의식불명이다.

윤명성 인천경찰청 자치경찰부장은 “조사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