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진구, 이 구역 제일 잘자란 '연기 괴물'

아이즈 ize 글 한수진 기자 2021. 4.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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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한수진 기자


데뷔 16년 연차 배우 여진구는 작품 속에서 늘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아역부터 몸담았던 배우의 길에 늘 새로운 답을 찾으려 애썼고, 그 결과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남기며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8살 때 영화 ‘새드 무비’로 데뷔한 그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으로 ‘엄마 미소’를 짓게 하더니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왕이 된 남자’ ‘호텔 델루나’ 등의 필모그래피를 거치며 일취월장하는 연기력으로 어느새  국민 오빠로 자리매김했다. 


그렇게 이젠 이름만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됐지만 여진구는 정작 스스로의 연기 방식엔 믿음이 없었단다. 그러던 중 자신의 연기 지향점을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꿔준 작품을 만났다. 바로 최근 막을 내린 JTBC 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 연출 심나연)이다. ‘괴물’은 만양이라는 지역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물로, 여진구는 극 중 경기 서부 경찰청 소속 경위 한주원 역을 맡았다.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여진구는 세밀한 감정 묘사로 시청자들을 강하게 몰입시켰다. 숨막힐 정도로 감정선을 촘촘하게 연기한 결과 '살살 연기해달라'는 댓글이 달렸을 정도로 시청자들을 과몰입의 경지로 이끌었다.


-‘괴물’에서 여러 사건을 거치며 변화하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다.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독님 작가님과 캐릭터를 같이 연구했어요. 그때 작가님이 8부를 기점으로 1막과 2막이 나뉘어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하셨죠. 그래서 주원이라는 캐릭터도 막이 변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했어요. 주원은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인물이었고, 그로 인해 날카롭고 다소 성질이 예민했던 인물이었죠. 그래서 1부에선 주원이의 외적인 모습을 신경 썼어요. 2부로 넘어가면서 기존의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도 좀 더 인간적이고 매력적으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괴물’은 실종, 사망 사건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이번 작품은 실종, 사망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누가 이런 범죄를 행했는지가 중요하게 그려지기보단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이 중요한 작품이라고 봤어요. 단순히 사건을 헤쳐나가고 범인을 쫓는 게 아닌,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 등 다양한 인물의 삶이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대본을 읽고 정말 하고 싶었어요.”



-상대역이 신하균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오 대박’이었죠. 정말 궁금하다는 생각이 컸어요. 대본을 읽었을 때 제가 상상했던 이동식의 모습과 신하균 선배님이 연기한 이동식의 모습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정말 궁금했어요. 사연있고 뚝심있는 인물이라고 상상했는데 현장에서 신하균 선배님이 하는 연기를 보고 그만의 해석에 정말 더 새로웠고 좋았어요.” 


-한주원을 어떤 인물이라고 해석했는가?


“일단 똑똑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경찰이라고 생각했어요. 경찰대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졸업한 인재이지만 오히려 이런 것들이 더 스스로를 옥죈 인물이라고 생각했죠. 다소 인간미가 없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욱 잘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후반부 주원이가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한 후 자신을 내려놓게 되고 오히려 경찰이라는 직업에 한발자국 다가갈 수 있던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힘든 장면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연기하는데 있어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 있다면?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있었다기보다는 감정적으로 힘든 점이 많았어요. 주원이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죄책감에 대해서 털어놓으면서 고백하는 장면이 있었죠. 도대체 어떤 감정인지 다가가기가 어려웠어요. 감정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연기하는데 있어 어렵고 힘들더라고요. 뒷부분에 아버지의 실체를 알고 수갑을 채우는 장면도 인물에 대한 감정적 어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괴물’을 통해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많다. 연기하는 방식을 두고 변화와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잘해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감을 컸던 상태였어요. 그래서 어떻게 연기를 해야할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왕이 된 남자’ 때 달라졌죠. 예전엔 의문을 가지고 현장에 가면 감독님들과 상의한 결과물로 연기를 해왔다면 ‘왕이 된 남자’에선 저만의 해석을 통해 제작진들을 설득시켰어요. 그 믿음을 가지고 ‘호델 델루나’를 했을 땐 이런 연기 방식에 좀 더 확신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호텔 델루나’ 다음 작품 선택에 신중을 기했어요. 연기 방식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고, 스스로 정답을 낼 수 있길 바랐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믿게 됐어요. ‘괴물’로 답을 얻고 싶었는데 다 끝내고 나니 저를 좀 돌아볼 수 있게 하고 칭찬 받고 싶었던 작품이었요. 사랑을 받으며 스스로의 연기를 해나가야겠다는 별거 아니지만 저만의 스타일을 찾게 된 것 같아서 감사해요.” 


-기자간담회 때 함께한 배우들이 ‘연기 괴물’이라 칭하기도 했고, 연기에 대한 시청자 호평도 많았다. 


“사실 반응을 예상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선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게 마냥 재밌었고, 시청자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하더라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재밌게 연기하면서 좋은 이야기까지 들으니 더 몰입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좋은 자극을 받았죠. 너무 신났고 몰입하게 됐고 감사했어요.”


-배우 여진구의 인생 전체를 10으로 봤을 때, ‘괴물’을 마친 지금은 어느 정도의 지점인지? 


“이제 연기 인생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얼마나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1~2가 아닐까 싶어요. 연기하면서 시청자, 감독님, 동료의 칭찬과 비판을 양분 삼아 이제 싹을 키웠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더 꽃 피울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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