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도 돈벌이로 이용하는 '국뽕'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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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유튜브에서 이른바 '국뽕' 콘텐츠들은 꽤 인기가 높은 장르였다.
'국뽕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콘텐츠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유튜브에서 '국뽕' 콘텐츠는 '가성비'가 가장 좋은 장르라고 평가받는다.
지난 3월22일 유튜브 채널 '존크TV'는 다른 유튜버로부터 '미얀마를 돈벌이에 이용하여 조작 콘텐츠를 만든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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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열등감의 산물이다. 좀 더 담백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그간 유튜브에서 이른바 ‘국뽕’ 콘텐츠들은 꽤 인기가 높은 장르였다. 어떤 대형 채널은 70만 구독자를 자랑하고, 중간 정도 규모의 채널도 30만~50만 구독자는 된다. 전체적으로는 아마 유튜브에서 정치·시사보다 훨씬 큰 시장을 조성하고 있을 것이다.
‘국뽕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콘텐츠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한국에 대해 다룬 외신이나 ‘해외 반응’을 꼼꼼하게 번역해서 소개하는 대단한 영상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국뽕’ 콘텐츠의 부정적 특징도 있다. 어느 채널에서 하나의 이슈로 조회수를 빨아들이면 다른 채널에서 우후죽순 복제를 한다. 유튜브에서 ‘국뽕’ 콘텐츠는 ‘가성비’가 가장 좋은 장르라고 평가받는다. 유튜버가 출처를 밝히고 직접 번역하거나 별도의 해석을 덧붙이는 수고를 들일 필요 없이 그저 ‘외국에서 한국을 이렇게 찬탄했다더라’는 규격에만 맞추면 시청자들을 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다들 그 틀에 맞춰 남의 글을 짜깁기해서 만들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런 해외 반응은 대다수가 다른 사람의 글을 ‘원 소스’로 삼고 있다. 영상만 보면 그 해외 반응들이 대체 어디서 왔는지부터 파악하기 어렵다. 심지어는 조작·날조 의혹까지 받는다. 있지도 않은 해외 반응을 지어내서 콘텐츠로 만들었다는 의혹이다.
지난 3월22일 유튜브 채널 ‘존크TV’는 다른 유튜버로부터 ‘미얀마를 돈벌이에 이용하여 조작 콘텐츠를 만든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다. 문제가 된 ‘존크TV’에 들어가 보면 미얀마의 운명은 한국에 달려 있다는 식의 콘텐츠가 즐비하다. 한국이 미얀마에 크게 투자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 외국인들이 찬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전 세계가 미얀마 시민들의 보호를 위한 한국군 파병(유엔 평화유지군과 함께)을 기다린다는 식의 콘텐츠도 있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주장이라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하기 어려웠다.
‘환빠’ 유사역사학 공유하는 역사 채널
사실 출처가 확실한 미국 내 한국 학자들의 강연도 국뽕 유튜버의 편집과 자막 작업을 거치면 내용이 상당히 윤색된다. 역사학자 존 던컨의 한국 전근대사에 대한 개괄 강의는 일부분이 몇몇 채널에 번역되어 있다. 그런데 존 던컨이 강의 초반에서 ‘고조선의 기원이 BC 2333년까지 올라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역사적으로 보면 BC 10세기 정도다. 다만 그전부터 살던 한반도 거주민과 연속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말한 부분은 아무도 번역하지 않는다. 국제정치 전문가 데이비드 강이 한국인의 자기 인식에 대해 설명한 인터뷰의 경우, 그가 ‘남한 청년들은 고구려사를 한국사라 생각한다’는 취지로 한 말을 ‘고구려 강역은 한국 땅이다’라고 한 것처럼 미묘하게 왜곡한 자막이 달린다.
국뽕 채널들도 ‘가짜뉴스’ 채널과 비슷한 속성을 보이게 된다. 구독자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보여주는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다. 역사를 다루는 국뽕 채널의 상당수는 소위 ‘환빠’로 불리는 유사역사학의 내용을 일정 부분 공유한다. 국제문제를 다루는 경우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강조하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타국의 어려움을 돈벌이로 활용한다.
사실 이 역시 ‘열등감’의 산물이다. 머잖은 미래에는 날조된 자긍심과 과도한 자기 비하의 전쟁을 벗어나, ‘국뽕’이든 ‘국까’든 한국에 대한 좀 더 담백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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