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 증인 "北에 정보전달 중단..韓 민주주의 퇴보"
미국 측 증인 중 한명인 수전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15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한반도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청문회와 관련해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증언하기로 했다”며 “북한에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하는 일의 전부인데, 매우 중요한 이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영향을 받아 중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인인 고든 창 변호사는 “미국이 이제 한국의 심각한 인권 문제 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청문회가 중요하다”면서도 “이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사안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공격당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발언할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한국의 민주주의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취임 당시 민주주의의 진전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일반적인 민주주의의 개념이 아닌 북한이 정의하는 민주주의 방향으로 한국을 끌고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청문회에는 솔티 대표와 창 변호사 외에도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 제시카 리 퀸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의 이인호 전 주러시아 대사가 증인으로 참석한다. 대북전단 살포의 무용성을 주장해 온 전수미 변호사도 증인으로 나선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그러면서도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서는 “북한인권위원회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탈북민들의 목소리가 묻히고, 북한 인권 단체들에 대한 재정 중단과 압박이 가해지는 것은 중대 사안”이라며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 실태를 크게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이번 청문회는 논란이 된 대북전단금지법의 의도와 잠재적 파급 효과에 대한 미 의회 의원들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여다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킹 전 특사는 “대북전단 살포가 가장 효과적인 정보 전달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정보를 담은 풍선을 북한에 날려 보내는 것이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위험하다는 증거를 본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북방송이 더 효과적인 채널이라고 생각하지만, 전단을 통해서도 북한에 정보가 전달되고 있다”며 “더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전단 살포가 위험하다는 주장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이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미국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청문회는 의결 권한이 없는 등 국내 청문회와 성격이 다르고 정책 연구 모임 성격에 가깝다”고 한 발언을 직격한 것이다.
톰 랜토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해당 인권위원회의 전신인 ‘하원 인권 코커스’ 설립을 주도한 킹 전 특사는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입법권한은 없지만 전원 미 의회 의원들로 구성돼 있고 이들은 모두 여러 위원회에 소속돼 있다”며 “이번 청문회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통일부는 한·미 동맹의 진정한 친구이지만, 미 의회 청문회에 대한 이번 발언은 실례”라며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그동안 전 세계 인권과 관련해 크게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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