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잡은' GS칼텍스, 이소영 빈자리 주인은?

양형석 2021. 4. 1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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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14일 강소휘 포함 4명의 내부 FA와 계약 체결, 차기 윙스파이커 경쟁 시작

[양형석 기자]

이소영을 빼앗긴 GS칼텍스가 나머지 집토끼들을 모두 잡았다.

GS칼텍스 KIXX구단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0-2021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은 5명 중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이소영을 제외한 4명의 선수와 모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윙스파이커 강소휘는 계약기간 3년에 연봉총액 5억 원(연봉3억5000+옵션1억5000), 한수지, 김유리, 한다혜는 각각 계약기간 1년에 연봉총액 3억 원, 1억7000만원, 1억2000만원의 조건이다.

GS칼텍스는 4명의 내부FA를 붙잡는데 총 10억9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이는 전력 보강이 아닌 기존 전력을 지키기 위한 투자였다. 팀을 떠난 메레타 러츠와 이소영의 빈자리는 여전하다는 뜻이다. 러츠의 자리는 새로 들어올 외국인 선수가 메운다지만 공수에서 큰 역할을 하던 이소영의 공백은 다음 시즌 매우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과연 이소영의 자리를 대신해 강소휘와 짝을 이룰 GS칼텍스의 새 주전 윙스파이커 후보는 누가 있을까.

근성-경험의 유서연과 신장-기본기의 박혜민
 
 2020-2021 시즌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큰 발전이 있었던 유서연은 현 시점에서 이소영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일순위 후보다.
ⓒ 한국배구연맹
 
지난 2016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유서연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GS칼텍스를 거치면서 리그 최고의 '조커'로 거듭났다. 도로공사 시절에는 '에이스+유서연'이란 의미의 에이유라는 별명이 붙었고  GS칼텍스 이적 후에는 '믿고 쓰는 유서연'이란 의미의 '믿쓰유'라는 별명이 추가됐다. 그만큼 유서연은 2020-2021 시즌 차상현 감독이 믿고 쓰는 최고의 벤치 요원이었다.

그런 유서연에게 이소영이 빠진 2021-2022 시즌은 데뷔 첫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유서연은 도로공사 시절까지 과감하고 영리한 공격에 비해 서브 리시브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GS칼텍스로 이적한 2020-2021 시즌에는 리시브 효율을 37.01%까지 끌어 올렸다. 국가대표 윙스파이커 강소휘의 리시브 효율이 39.26%인 점을 고려하면 이제 유서연은 결코 리시브가 불안하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유서연의 신장은 174cm에 불과해 평균신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V리그에서 풀타임 주전 윙스파이커로 활약하기엔 신장이 다소 작다. 물론 문정원(도로공사)이나 황민경(현대건설 힐스테이트)처럼 유서연과 비슷한 신장으로도 주전으로 활약하는 윙스파이커들이 있지만 이들 역시 공격이나 블로킹 등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유서연 역시 주전으로 출전할 경우 상대 공격수들의 집중공략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키가 작은 유서연을 계속 조커로 활용한다면 차상현 감독의 대안은 181cm의 좋은 신장을 가진 '장충쯔위' 박혜민이 될 수 있다. 선명여고와 청소년 대표팀의 주장을 지내고 프로에서 세 시즌을 보낸 박혜민은 평소 믿고 따르던 선배 이소영의 이적이 본인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2020-2021 시즌에도 많지 않은 기회 속에서 47.13%의 리시브 효율과 세트당 1.46개의 디그를 기록했을 정도로 수비와 기본기는 이미 검증을 마쳤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가늘고 근육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을 가진 박혜민은 좋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팀 선배 강소휘 같은 힘 있는 공격을 거의 기대할 수 없다. 물론 박혜민이 강소휘와는 다른 스타일의 '살림꾼' 윙스파이커로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근성 넘치고 경험이 더 많은 유서연과의 주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장기레이스를 버틸 수 있는 체력과 근력을 더욱 키울 필요가 있다.

권민지 윙스파이커 변신이나 보상선수 활용?
 
 권민지는 프로무대에서 주로 센터로 활약했지만 프로 지명 당시 포지션은 윙스파이커였다.
ⓒ 한국배구연맹
 
중앙공격수 한수지, 김유리와 FA계약을 체결한 GS칼텍스는 한수지, 김유리, 문명화로 이어지는 좋은 센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020-2021 시즌처럼 센터 자원들의 줄부상만 없다면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센터로 끌어 쓰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만약 다음 시즌 GS칼텍스의 센터라인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프로 입단 후 자신의 포지션에서 거의 뛰어본 적이 없는 '에너자이저' 권민지도 윙스파이커 자리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대구여고에서 주로 윙스파이커로 활약했던 권민지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했지만 이소영과 강소휘라는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좀처럼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김유리, 문명화 등 센터들의 부상으로 날개가 아닌 중앙에서 먼저 출전 기회를 얻었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렇게 권민지는 뜻하지 않게 프로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왼쪽이 아닌 중앙에서 활약하는 기간이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중앙에서 활약하기엔 다소 작은 신장(178cm)과 권민지의 뛰어난 운동능력, 과감한 성격 등을 고려한다면 권민지를 윙스파이커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센터로 성장하던 정지윤을 윙 공격수로 변신시키려는 것과 비슷한 전술이다). 물론 권민지가 프로 입단 후 거의 하지 않았던 서브리시브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변수는 아직 지명하지 않은 이소영의 보상선수와 차상현 감독의 '깜짝 트레이드'다. GS칼텍스는 보호선수 6명을 제외한 한 명을 보상선수로 지명할 수 있는데 인삼공사는 오지영 리베로와 한송이, 박은진, 염혜선 세터, 고의정 등을 보호선수에  포함시킬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인삼공사에는 이들 외에도 지민경과 이선우, 고민지 같은 젊은 윙스파이커 자원들이 많기 때문에 보상선수를 선발해 주전경쟁에 합류시킬 수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9년 IBK기업은행 알토스로부터 염혜선 세터를 보상선수로 지명해 센터 한수지와 트레이드했던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윙스파이커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지명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팀의 주장이자 챔프전 MVP였던 이소영의 공백을 메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다음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다양한 분석과 실험을 통해 신중하게 대체 선수를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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