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수급 '먹구름'.."제3의 대안이 필요하다"
현재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유럽에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희귀 혈전증 논란이 일면서 국내에선 접종 연령이 30세 이상으로 제한됐다. 국내 공급을 앞둔 얀센 백신도 미국에서 혈전 관련 이상반응이 나타나 접종이 잠정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제3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14일 뉴스1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국내 도입 예정 백신은 AZ, 화이자,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등 5개사가 개발한 총 5종이다. 이 중 AZ와 화이자 일부 물량의 접종이 진행 중이고 나머지 3종의 백신은 아직 국내 도입이 첫 발도 못뗐다.
문제는 백신 수급과 안전성에 연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 중 6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해서다. 이들은 모두 18~48세의 여성이었고 그 중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로 입원했다. 혈전 논란은 얀센 백신뿐만이 아니다. 얀센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AZ백신 또한 혈전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유럽 각국에서는 AZ백신 접종 후 혈전 부작용이 보고되자, AZ백신을 55~60세 이상에만 접종하기로 했다. 영국도 30세 이상에게만 AZ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AZ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사례가 3건이 보고되면서 30세 미만은 AZ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급 불안도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하는 노바백스의 백신은 원부자재 고갈 문제로 예정보다 한 달여 늦은 6월께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고 제품 출시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4분기까지 4000만회분이 공급될 예정으로 우선 3분기까지 20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4분기에 예정된 나머지 2000만회분이 제 때에 들어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더욱이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서는 9~10월 전 인구의 70% 접종을 완료해야 하는데 현재 수급 상황상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모더나 백신의 경우 미국 공급계획 발표가 국내 수급 우려로 번졌다. 모더나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정부에 5월 말까지 1억회분을 공급하고 7월말까지 추가로 1억회분을 공급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미국 외 지역의 경우 공급망 구축이 미국보다 1분기 정도 늦어 확장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로 인해 국내 수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다만 국내의 경우 미국 내 생산시설이 아닌 유럽 생산시설로부터 백신 원액을 공급받고 GC녹십자가 유통해 큰 영향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우리나라보다 먼저 계약한 일본은 미국 공급 계획과 상관없이 5월 공급을 받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도 제품 허가 이후 순차적으로 모더나 백신 원액을 유럽에서 받아 녹십자가 포장 유통해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수급 불안에 국내에 위탁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러시아 백신 등 플랜B(대안)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역시 러시아 백신의 도입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으나, 허가 심사기간 등을 고려할 때 새로 계약을 맺는다고 해도 상반기 내 공급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권덕철 범정부 코로나19 백신 도입 TF 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2일 특별점검회의에서 "접종연령 확대, 항체 유지기간, 변이바이러스 등을 고려하여 백신 추가 구매 가능성도 열어두고 백신이 더 일찍 도입될 수 있도록 공급사들과 적극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백신 도입을 위하여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국내생산 백신의 원·부자재 수급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며 "백신 도입과 관련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도입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하게 해결해 나간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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