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철군 공식 발표 "미국의 가장 긴 전쟁 끝내야 할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완전 철군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2001년 9·11테러로 촉발된 아프간 전쟁이 발발 20년 만에 종식되는 것이다. 아프간전은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을 5월 1일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면서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이며, 이제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9·11테러를 일으킨 장본인인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분해됐다면서 “(미군은) 분명한 목표로 전쟁에 나서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했다. 미군이 아프간에 머무는 이유가 점점 불명확해지고 있다고 언급한 그는 “탈레반과 전쟁을 또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오늘과 미래에 닥칠 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라는 더 큰 도전에 대처하고자 미국 외교정책을 조정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출구로 성급하게 달려가지 않을 것이며, 책임감 있고 신중하고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우리보다 더 많은 병력을 아프간에 주둔 중인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완전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군 결정에 대해 “동맹과 파트너, 군사 지도자 및 정보 전문가, 외교관과 개발 전문가, 의회 및 부통령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철군 이후) 군사적으로 아프간에서 계속 관여하지 않겠지만, 우리의 외교적이고 인도적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빈 라덴 제거 작전이 진행된 2011년 최대 10만명까지 증파됐던 아프간 주군 미군은 현재 3000여명가랑으로 줄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병력은 약 7000명이 주둔해 있다. 이날 나토 역시 동맹국들이 5월 1일까지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맞춰 아프간에 있는 7000명 가량의 나토 병력을 철수하기로 동맹국들이 합의했다면서 완전한 철수는 수개월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전은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고 나서 한달쯤 뒤인 같은 해 10월 7일 미군과 영국군이 탈레반과 알카에다에 대한 공습을 개시하면서 시작됐다. 아프간 전쟁이 진행되는 기간 아프간에서 전사한 미군은 2300명에 달했고, 아프간 민간인 등 총 16만여명이 숨졌다. 미국은 약 2조달러(약 2231조원)의 예산을 이 전쟁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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