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월호 책임 회피 의혹 '우련통운'..어떤 기업?

[세월호 책임 기업의 수상한 '재산 빼돌리기' 의혹]③
세월호 화물 고박 불량으로 사고 원인 제공
'구상권 책임비율 5%'..법원도 참사 책임 인정
전형적인 가족회사..일가에 국회의원도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가 화물에 대한 고박 부실이었다. 법원은 고박 업체의 과실을 인정해 업체의 배상을 명령했다. 하지만 최종 판결은 7년이 넘도록 아직이다. 그러는 사이 기업의 자산이 어디론가 빠져나가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기업의 배상 책임 회피 정황을 추적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우련통운, 왜 '알짜 자산'을 오너에 넘겼나?
②주식 양도 후 배당금 급증…우련통운의 '꼼수'
③세월호 책임 회피 의혹 '우련통운'…어떤 기업?
(계속)

정부의 구상권 청구를 피하기 위해 회사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우련통운은 청해진해운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업체로 꼽힌다.

세월호는 화물 과적과 고박(결박) 불량 때문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우련통운은 당시 고박업무를 담당한 화물하역업체였다. 우련통운에 구상권이 청구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박 불량'…세월호 참사 '원인제공자' 우련통운

바다 속에서 인양돼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워져 있는 세월호. 박종민 기자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업무상 과실치사와 업무상 선박매몰 등의 혐의로 우련통운 항만운영본부장 문모(65)씨와 현장팀장 이모(57)씨를 구속했다.

참사 당시 세월호에는 당초 승인 받은 최대 적재량 1077t을 훌쩍 넘어선 2142t 상당의 화물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적재량보다 많은 화물이 실려 있었음에도 문씨 등은 콘, 버클, 트위스트락, 라싱 등 화물을 움직이지 않게 결박하는 여러 잠금장치를 제대로 연결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적에 고박 불량이 겹치면서 침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법원도 우련통운을 참사 발생의 직접적 '원인제공자'로 판단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운동 유죄 선고 규탄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은 정부가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사고 수습비용 4213억 가운데 3723억에 대해 구상권을 인정했다. 책임비율은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이 70%, 국가가 25%, 우련통운이 5%다. 우련통운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있다고 본 것.

재판부는 "인정된 사실에 의하면 우련통운은 내부지침 등을 위반해 화물을 고박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인제공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정부는 우련통운과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선원, 청해진해운 등을 상대로 피해 보상비 1878억에 대한 구상금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전형적인 가족기업…일가에 국회의원도 포함

우련통운은 지분이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는 전형적인 가족기업이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재산 빼돌리기가 가능했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련통운의 지분구조를 보면 배요환(49) 대표이사가 전체 지분의 2.73%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버지(82)가 91.81%, 고모(92)가 2.73%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2.73%도 배 대표의 아버지가 설립한 합자회사 '우련육운'이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전체 지분을 배씨 일가가 나눠 가지고 있는 셈이다.

우련통운이 평택당진항만 주식을 넘긴 우련TLS의 지분도 배 대표가 100% 소유하고 있다.

배씨 일가에는 인천 지역 국회의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 대표의 형은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배 의원은 2013년부터 2016년 2월까지 우련통운의 부회장을 지냈다.

한편 우련통운은 최근 세월호 참사 피해 배상에 따른 배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자산들을 배 대표의 개인회사 우련TLS로 빼돌리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넘겨 받은 자산 가운데 가장 ‘알짜배기’로 평가받는 평택당진항만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배당률을 급격히 올려 배당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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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윤철원·주영민·박창주 기자] ljs@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