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집단면역' 멀고도 험난.. 수급 불안한테 확보 백신마저 안전문제
상반기 1808만8000회분 확보 계획
실제 납품완료 물량 362만회분 그쳐
정부선 접종 속도.. 접종센터 대폭 늘려
하반기 모더나·얀센·노바백스 등
8600만회 계약 불구 수급 안갯속
모더나 "美 제외 공급 한 분기 지연"
부작용 경고에 美 CDC 긴급회의 개최
남아공 접종 중단.. 유럽 도입 연기·포기
바이든 "모더나·화이자 6억회분보유"
얀센·AZ백신 외에도 물량 충분 강조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1808만8000회분이다. 이날 국내 들어온 개별 계약 화이자 백신 25만회분을 포함해 도입 완료된 물량은 362만3000회분이고, 1446만5000회분은 공급 예정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화이자 백신 11만700회분이 공급돼 코로나19 치료 의료진 약 6만4000명이 1, 2차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개별 계약 화이자 백신은 150만회분이 공급됐고, 6월까지 550만회분이 더 들어온다. 700만회분은 만 75세 이상 고령층 약 350만명과 노인시설 입소·종사자 약 16만명 몫이다. 정부는 이들의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 71개인 예방접종센터를 15일 175개, 29일 264개로 확대하고, 센터 상황에 따라 주말, 공휴일, 야간에도 운영하도록 했다. 지난 1일 접종 시작 후 13일 동안 접종자는 24만1732명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총 200만6000회분이 들어왔다. 866만8000회분이 추가로 상반기 공급 예정이다.
상반기를 무사히 넘긴다 해도 하반기 백신 도입은 더 불투명하다. 하반기 들어와야 할 백신은 전체 계약분의 88%에 달한다.
우려가 크지만 정부는 “협의 중이다”는 말만 되뇐다. 백영하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얀센, 모더나 등 백신 도입계획은 변경되지 않았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확정되는 대로 신속히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4일(현지시간) 백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긴급회의를 연다.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부문 계열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여성 6명이 혈전 증상을 일으켜 그중 1명이 숨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에선 이미 680만회분의 얀센 백신이 접종된 가운데 세계 각국이 접종 중단을 선언하는 등 파장이 크다.
회의에서는 혈전 증상과 얀센 백신 간 연관성을 살펴보고 얀센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계속 허용할지, 승인 대상을 제한할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자체 조사를 벌이면서 ACIP의 분석 결과를 검토할 예정이다.
CDC와 FDA의 접종 중단 권고에 따라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최소 35개주가 얀센 백신 접종을 즉각 중단했다. CDC는 “최근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은 발열·기침 등 일반적인 코로나19 증상과 다른 증세가 나타나는지 유심히 살펴보라”고 권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와 존슨앤드존슨(J&J)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매개체 백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두 백신 개발에 쓰인 ‘아데노바이러스’가 혈전 부작용을 일으킨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AZ와 얀센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면역 체계가 인식하도록 훈련시키기 위해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를 체내에서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운반하는 데 사용한다. 아데노바이러스를 코로나 항원 전달체로 쓰는 것이다. AZ는 침팬지, 얀센은 인간의 아데노바이러스를 인체에 무해하도록 변형해 썼다.
AZ 백신의 경우 면역 체계가 백신에 이상 반응을 보이며 혈소판을 공격하는 항체를 형성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르웨이와 독일의 연구진은 혈전 부작용이 나타난 AZ 백신 접종자들 혈액에서 혈소판을 공격하는 항체를 발견했다. 이 두 연구 결과는 최근 의과학 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실렸다.
면역학 전문가인 엘리노어 라일리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AFP통신에 “아직까지는 특정 코로나19 백신, 혈소판 이상, 혈전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런 희귀 사례가 AZ와 얀센 백신의 아데노바이러스 성분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와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도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한 바이러스 매개체 백신이지만 혈전 부작용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진경·박유빈·정필재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박진영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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