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성의 쓴소리.."韓 프로듀서들, 흥행 기술만 터득했다"

윤종성 2021. 4. 15. 0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연계 맏형'으로 통하는 '뮤지컬 1세대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가 후배들을 향해 "흥행의 기술만 터득했지, 사람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에는 소홀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또 "이제 해외에서 생산한 뮤지컬의 판권을 사들여 국내에서 공연을 올리기만 해선 안 된다"며 "프로듀서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5년내 새로운 '창작 뮤지컬' 도전"
"인재 발굴· 양성하는 일에는 소흘"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공연계 맏형’으로 통하는 ‘뮤지컬 1세대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가 후배들을 향해 “흥행의 기술만 터득했지, 사람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에는 소홀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공연의 본질과 가치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박 프로듀서는 지난 13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열린 ‘뮤지컬CEO 과정’에 강사로 나서 “우리나라가 영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뮤지컬 시장으로 커지면서 이제 수입국에서 생산국으로 옮겨가야 할 시점인데, 이를 뒷받침해줄 창작진이 너무 부족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창작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실종되고, 비교적 쉽게 성공하는 해외 라이선스 공연에만 의존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국내 프로듀서들이 해외에서 성공한 작품을 유치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면서 로열티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면서 “작품의 제작 과정을 들여다 보지 않고, 소위 ‘대박 났다’는 결과만 보고 작품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배우들의 역량으로 가능한 공연인지, 우리 무대 매커니즘에는 맞는지 전혀 고민이 없다”며 “우리 스스로 거품만 양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돌 캐스팅에 대한 소신 발언도 이어졌다. 박 프로듀서는 “작품의 완성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돌을 캐스팅해 흥행만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면서 “이건 공연이 아니라 행사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이제 해외에서 생산한 뮤지컬의 판권을 사들여 국내에서 공연을 올리기만 해선 안 된다”며 “프로듀서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시컴퍼니는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맘마미아!’ 등 라이선스 뮤지컬 뿐 아니라, ‘산불’, ‘아리랑’ 등 창작뮤지컬, ‘해롤드와 모드’, ‘렛미인’ 등 연극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신시컴퍼니 대표직을 맡았던 박 프로듀서는 2011년부터는 프로듀서 역할에만 전념하고 있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회의 한 번 주재한 적 없었던 그는 “며칠 전 후배들을 모아놓고 ‘40년 가까이 일했는데 대표작 하나 없어서 되겠느냐’며 새로운 창작 뮤지컬 제작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라도의 판소리, 경상도의 화회탈춤, 강원도의 단오굿을 버무리면 우리 전통문화의 결정체가 나올 것”이라면서 “5년 안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제작비 100억원 이상이 드는 대형 공연을 올리면서도 절대 투자를 받지 않는 자신만의 철학도 소개했다. 박 프로듀서는 “뮤지컬을 전업으로 하는 배우를 써서 작품의 질을 높이는 것이 프로듀서의 역할인데, 투자를 받으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면서 “투자자의 그늘, 우산 밑에 나약하게 서 있기 싫다”고 강조했다. 프로듀서로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로는 새로운 인물의 발탁과 뮤지컬 전문배우의 기용을 꼽았다.

윤종성 (jsyoo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