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비판에도 김종인 우군은 있다.."나무 아닌 숲을 봐야"
드러나지 않은 긍정 목소리, 초선들은 감사 인사.."다수는 金 정신 공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자연인으로 돌아간 '승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는 메시지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에 대한 반박글이 공개적으로 나오지만 전체 야권의 분위기를 대변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를 달리 보는 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15일 당내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를 '건설적인' 비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옹호하는 입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자연스럽게 김 전 위원장이 '당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 것도 문자 그대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해석이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을 향해선 '아사리판', '이런 식이면 정권교체 희망이 없다'고 했다. 안 대표를 향해서는 '건방지다'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과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전 위원장을 향해 "기고만장", "허언", "앞뒤가 맞지 않아 어이가 없다" 등 김 전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낸 홍문표 의원도 "300만 당원들과 당을 잘 이끌테니 이제는 말씀을 삼가해 달라"고 '고언'했다.
초선의 배현진 의원도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 하시겠느냐"며 에둘러 김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4선의 권영세 의원은 중진연석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훌륭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국민의당은 더 직접적이다. 구혁모 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을 '범죄자'라고 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은 화합의 정치에 흙탕물을 일으킨 장본인이며 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 신분"이라고 말했다.
권은희 당 원내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야권 전체의 단일화 과정에서 역할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방해하는 역할을 했다"며 "그 역할 없음을 숨기고자 상대방(안 대표)을 공격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김 위원장 메시지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가 직설적이기는 하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초선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짙다.
초선 의원들은 전날 총회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창현 의원은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수고해주시고 당을 이끈 김 전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달해 달라는 초선 의원들이 많았다"며 "다른 뜻은 없고 순수한 감사의 뜻을 전해달란 말을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실제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의 말이 거칠긴 하나 말 하나하나 의미를 보면 틀린 말은 없다"며 "지난 1년간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당을 이렇게 이끈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를 무사히 해내셨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대단히 컸다는 것이 빈자리로 느껴지지 않느냐"며 "자강하고 계속해서 쇄신하란 김 전 위원장의 의미를 받아들여야지 표현이 거칠었다고 비판하는 것은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꼴"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분이 도드라져서 그렇지 실제 당내 분위기가 그렇지는 않다"며 "김 전 위원장의 성과를 인정해야 하고 또 나중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기에 그때까지 우리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 전 위원장이 아무리 날 선 발언을 하며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하려면 김 전 위원장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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