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동상이몽'에 거래는 없는데 호가가 뛴다.. "지금 사는 건 조심해야" 의견도

최상현 기자 2021. 4. 15. 06: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확실히 오세훈 시장 취임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부풀긴 한 것 같은데, 지금 상황은 '동상이몽'이에요.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여 부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는 너무 높아진 가격에 부담을 느껴 거래가 거의 없어요."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서울 여의도·강남·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 수요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오세훈 시장 취임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부풀긴 한 것 같은데, 지금 상황은 ‘동상이몽’이에요.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여 부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는 너무 높아진 가격에 부담을 느껴 거래가 거의 없어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11단지 인근 상가 모습. /최상현 기자

지난 13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 단지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대체로 손님이 없이 한가한 모습이었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많이 들어오는데, ‘지금 가격으로는 못 사겠다. ‘급매’가 나오면 연락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렇지만 매도인 입장에선 보유세야 한번 버티면 그만이라 지금 재건축 아파트를 급하게 팔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근 재건축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목동11단지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 시장이 한번 더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는 심리에 안전진단 탈락에도 ‘실망 매물’이 거의 안 나왔다"면서 "급매라고 내놓는 것들도 실상 대부분 신고가 매물이다"라고 말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서울 여의도·강남·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 수요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서울 재건축 시장은 단기 과열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 모두 공급 확대 기조를 공약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보궐선거 직전인 지난 5일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면적 245㎡는 직전 거래가(67억원)보다 13억원 높은 8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날 현대2차 전용 160㎡도 4개월 전 거래가(42억5000만원)보다 12억가량 높은 54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7단지 아파트 전경. /최상현 기자

오 시장은 당선 이후인 지난 12일 주택·도시계획 분야 업무보고에서 "집값 상승을 방지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보유자 상당수는 여전히 제법 많은 기대를 하는 모양새다. 매도 호가를 낮추기는 커녕 높이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노후 아파트 단지 호가가 전반적으로 뛰고 있는 상황이다. 1986년 건립된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 3차’ 전용 59㎡는 지난 3월 8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호가는 9억~10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는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 53㎡마저 지난 3월 15억원에 거래되며 ‘대출불가선’을 넘어섰지만, 오 시장 당선 이후 호가가 3000만원씩 더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은 매수에 신중한 모양새다. 목동 아파트 전세 갱신을 앞둔 박모(36)씨는 "1년짜리 시장만 믿고 샀다가 ‘고점 매수’를 해버리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 중에서는 짧은 임기의 오 시장이 부동산 공약을 이행하는데 한계가 있고, 재건축 자체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경고음을 내는 경우도 여럿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재건축 투자에서 ‘영끌’은 금물"이라며 "적어도 10년은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고, 전세 보증금과 조합원 분담금도 추가로 부담할 여력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도 "재건축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 섣불리 신규 매입을 하게 되면 ‘상투를 잡는’ 형국이 될 수 있다"면서 "기대한 만큼 사업 추진이 안 되면 가격이 떨어지고, 취득세와 보유세만 물게 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