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QD-OLED 전환 서두르며 '네오 QLED' 고심

박진우 기자 2021. 4.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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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년 초 QD-OLED TV 출시 전망
기술수준 QD-OLED > 네오 QLED
LCD 한계 명확한 네오 QLED, 존재감 흔들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출시 1년도 안 된 삼성전자의 미니발광다이오드(LED) TV인 네오 QLED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퀀텀닷발광다이오드(QD-OLED)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화질 등이 월등하고, 기술수준이 높은 QD-OLED TV가 출시되면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불과한 네오 QLED의 장점이 희석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6월쯤 충남 아산캠퍼스의 8.5세대(2200×2500㎜) Q1 라인에서 실제 양산 과정과 동일하게 제작된 TV용 대형 QD-OLED 시제품을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중국 TCL 등 주요 TV 제조사에 보낼 예정이다. TV 제조사들은 시제품을 검토한 뒤, QD-OLED TV 개발과 출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가 전 세계 OLED 패널의 99%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두 회사는 이에 대해 모두 부인했지만, 업계는 이런 얘기가 나온 것 자체가 삼성전자의 OLED 전환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QD-OLED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QD디스플레이’ 전략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QD디스플레이 전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설비 반입이 시작돼 올해 초까지 관련 설비 확충이 이뤄졌고,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기존 LCD TV 제품의 최상위급으로 네오 QLED를 밀고 있다. 네오 QLED는 LCD 패널에서 빛을 내는 부분인 백라이트 유닛(BLU)에 기존 LED보다 크기가 작은 미니LED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면적 안에 광원을 더욱 촘촘하게 박은 덕분에 색 재현성이나 선명도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고유 기술인 퀀텀닷(QD) 필름을 입히는 방식으로 경쟁사의 OLED TV에 버금가는 화질을 구현해 냈다고 강조했다. 다만 네오 QLED에 적용되는 LCD 패널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지 않고, 외부 공급사를 통해 납품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TV용 LCD 패널 가격이 오르는 점도 한몫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서 TV 제조사의 부담이 늘어났고, OLED 패널과의 가격 차이는 과거 3배에서 2배 수준으로 좁혀졌다"며 "수익이 낮은 LCD TV를 계속 만드느니, 빨리 OLED로 전환하는 것이 삼성에 더 중요한 일일 수 있다"고 했다.

QD-OLED 생산라인이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업계는 미니LED TV가 충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건 인정하면서도 기술적인 면에서 OLED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미니LED TV는 BLU가 필요한 LCD 패널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채택한 OLED와 비교해 패널 형태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두께가 두껍다는 단점이 있다.

LG전자는 미니LED TV 시장이 삼성전자로 인해 본격 개화할 것으로는 보고 있으나, 결국 기술적인 차이로 OLED TV의 시장 확대가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TV 제품군의 지위를 OLED(LG 올레드)-미니LED(LG QNED)-LCD(나노셀 TV) 순으로 설정해, 삼성전자가 플래그십(최상위 제품)으로 내세운 미니LED가 OLED의 기술적 하위 관계임을 부각하고 있다.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올해 1분기 112만대로, 전년 62만대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절반 이상이 LG전자가 판매한 것이다. OLED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LG의 전망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LG전자는 4월로 예정하고 있었던 LG QNED의 글로벌 출시 역시 시점도 미뤘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QD-OLED TV를 내놓는다면 네오 QLED는 출시 1년 만에 플래그십 TV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QD-OLED 패널을 개발 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4분기 월 3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춘 아산 Q1 라인에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22년 초 QD-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한 차별화와 더불어 TV용 QD-OLED 패널의 안정적 공급처 확보가 가능하게 돼 차세대 TV인 QD-OLED TV 출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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