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주인도 모르게 조합아파트 계획 변경해 준 광주시

시 "토지주 이탈은 절차 이행에 영향 못줘..원활한 추진 위해 의결"
토지주 "재산 피해 우려 큰데 알리지 않고 통과..대책 세워달라"

광주시 탄벌동 조합아파트 예정부지.(뉴스1 DB) © News1 김평석 기자

(경기광주=뉴스1) 김평석 기자 = 경기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지역주택조합이 세대수 상향 조정 등을 내용으로 제출한 탄벌2지구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광주시는 해당 주택조합이 조건 이행계획을 제출하면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승인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토지주들은 재산 피해 우려가 큰 상황인데 시가 당사자도 모르게 심의를 통과시켰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이번 조건부 통과가 조건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1월 토지 사용 동의 등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출하라며 보류했던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 내용을 정반대로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광주시와 토지주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 공동위원회(도시계획건축)를 개최하고 탄벌에코타운지역주택조합이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변경안은 지구단위계획 구역을 8만530여㎡에서 8만2492㎡, 세대수를 564세대에서 830세대로 늘리는 것으로 제출됐다.

위원회는 주차대수 추가확보, 세대수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방안, 공원녹지 비율 감소에 따른 적정성 검토 등을 조건으로 의결했다.

또 해당 조건에 대한 이행 계획을 이달 30일까지 시에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토지주들은 조합의 사업추진 능력이 의심되는 상황이어서 토지주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큰데도 토지주도 모르게 조합의 편을 들어 심의를 통과시켰다며 시를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해당 부지에 자신과 종중 토지 1만1500여㎡가 포함돼 있다는 A씨는 “조합측이 전체 토지의 50~60%라도 매입했다면 이해 할 수도 있는데 실질적으로 매입한 땅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산권과 관련된 사항인데 시가 당사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사업 이행과 관련된 기한을 둔다든지 하는 보완책을 마련해 토지주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계획이 입안되던 당시에 비해 토지주가 이탈했다 하더라도 사업자가 포기하지 않은 이상 충족해야 할 조건을 위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경기도 자문 결과를 토대로 심의를 통과시켰다”며 “원활하게 사업이 추진돼야 부수적인 피해도 적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계획안을 수립한 용역회사 관계자가 시 관련부서 공직자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앞서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 1월 조합측이 제출한 변경안에 대해 토지소유자와의 협의, 토지사용 동의, 토지 매입 등이 필요한 사항으로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려며 보류했었다.

조합은 2016년 3월부터 국공유지 2만여㎡를 포함해 광주시 탄벌동 450 일원 8만여㎡에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4월 조합이 설립됐고 당시 조합측이 토지주로부터 받아 시에 제출한 토지사용승낙서는 전체 사유지의 90%가 넘었다.

하지만 조합측이 계약서에 명시된 기일에 잔금을 주지 않으면서 갈등이 빚어졌고 같은 해 8월부터 일부 토지주가 내용증명 등을 통해 계약해지를 조합측에 통보했다.

현재 국공유지를 제외한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사유지의 30% 이상이자 아파트 예정부지의 60% 이상인 2만4000여㎡가 계약해지를 통보한 토지주들이 다른 건설회사와 계약한 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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