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신고제 시행..임대차 거래 정보 투명하게 드러난다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6월 1일부터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면 대부분 도시지역 주택 임대차 계약이 신고 대상이 돼 전월세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주택 임대도 매매와 같이 실거래가 정보가 취합되고 투명하게 공개된다.
이 제도를 통해 구축되는 임대시장 데이터베이스는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자료로도 쓰일 수 있으나 정부는 과세 활용 방안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는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제도는 주택 전월세 거래 당사자에게 계약일로부터 30일 내에 자자체에 거래내용을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여한다.
대상은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시, 도(道)의 시(市) 지역에 있는 주택의 보증금 6천만원이나 월세 30만원을 초과하는 주택 임대차 계약이다.
결국 전국의 웬만한 도시지역에서 일어나는 주택 임대차 계약은 대부분 포함될 전망이다.
아파트나 다세대 등 주택뿐만 아니라 고시원과 기숙사 등 준주택, 상가내 주택이나 판잣집,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도 대상이 된다.
당정은 20대 국회 때만 해도 전월세신고제 대상을 수도권과 세종시, 3억원 이상 거래 등으로 좁히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작년 이후부터는 대부분 도시지역 전월세 거래를 광범위하게 포함하는 것으로 기조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고 대상을 넓히면 더욱 정확한 전월세 거래 정보망이 구축되지만 그만큼 많은 행정력이 소요된다"라며 "하지만 온라인 신고 시스템을 만들어 행정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작년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방 도시로도 퍼지면서 전월세 시장도 불안한 양상을 띠고 있어 전월세신고제를 전국에서 운용할 필요성이 높은 상태다.
도 지역의 군(郡)은 신고지역에서 제외됐는데, 임대차 거래도 적고 소액 계약 비중도 높아 제도 운용에서 오는 편익 대비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보증금 기준을 6천만원으로 한 것은 확정일자 없이도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보증금의 최소금액이 6천만원인 점이 감안됐다.
계약이 이뤄지는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 거래는 신고 대상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읽힌다.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 임대차 시장의 투명한 공개다.
정부는 현재도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을 때 신고하는 내용을 모아서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계약금액이나 계약일, 층수 등 기본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나 이는 전체 계약의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월세신고제가 운용되면 베일에 가려졌던 나머지 70%의 거래 내용이 공개될 수 있다. 물론 임대료를 조정하지 않은 갱신 계약 등의 경우는 신고 대상이 아니기는 하다.
신고제를 통해 계약기간, 신규·갱신 계약 여부를 비롯해 갱신 계약의 경우 기존 계약 대비 임대료 증감액 등의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모은 주택 전월세 시장 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11월 시범 운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더욱 많은 주택의 임대차 계약금액은 물론 지역별, 시점별 임대 주택 예상 물량과 지역별 계약 갱신율, 임대료 증감율 등의 정보가 공개된다.
국민은 이 시스템을 통해 임대차 시장 상황을 더욱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임차인은 주변의 신규·갱신 임대료 정보를 확인한 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임대인도 주변 시세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 적정한 임대료 책정으로 공실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전월세 계약 신고를 통해 확정일자도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임차인 입장에선 더욱 편리해질 수 있다. 현재로선 확정일자를 받으려면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하지만 앞으론 온라인으로 임대차 신고를 하면서 확정일자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월세신고제의 시행은 당정이 추진한 임대차 3법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신고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를 말한다. 나머지 두 제도는 작년 7월 말 시행됐으나 신고제는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1년간 시행이 유예됐다.
일각에선 전월세신고제를 먼저 시행해 어느 정도 임대차 시장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나서 나머지 두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옳은 순서였다는 뒤늦은 얘기도 나온다.
앞서 전월세신고제 도입이 논의되는 단계에선 학계 세미나 등을 통해 이 제도가 임대소득 공평과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많이 나왔다.
과세당국은 2019년 귀속분부터 2천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전면과세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전월세신고제로 확보된 정보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는 전월세신고제는 과세 정보로 사용될 일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최근 선거 등을 통해 부동산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세금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에 대해 손사래를 치는 모양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제도는 임대 계약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과세와는 아무 연관이 없다"라며 "국세청도 이 자료를 활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 상황 등 제반 여건에 따라 전월세신고제가 임대소득 과세에 쓰일 가능성은 언제든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전월세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면 정부도 과세 카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이것을 임차인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만 쓰지 않고 다른 무엇인가를 하려 한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 ☞ "떡락해도 존버"…코인에 올인한 젊은 초상
- ☞ "뱀굴인줄 알았더니"…배수로 파다 석굴무덤 발견
- ☞ 직장 다니는 자식만 믿었는데…집 한채 전 재산인 은퇴자들 고민
- ☞ 코로나 불황? 그런거 몰라요…슈퍼카 싹쓸이한 큰손의 정체
- ☞ 입 연 김정현 "되돌리고 싶을 만큼 후회"…서예지 언급은
- ☞ 여성과 사랑에 빠진 40대 사제 "성직 내려놓겠다"
- ☞ "북한 여성도 이제 참고 살지 않는다"…거액 들여 이혼
- ☞ 폭행당해 눈 못뜨는 생후 2주 아들 옆에서 고기 먹은 20대 부부
- ☞ 'MIT 박사' 스펙 자랑하며 돈 꿔간 예비사위 알고 보니…
- ☞ 전도유망한 청년간 살인극…MIT 대학원생 인터폴 적색수배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학창 시절 후배 다치게 한 장난…성인 되어 형사처벌 부메랑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타이슨, '핵주먹' 대신 '핵따귀'…폴과 대결 앞두고 선제공격 | 연합뉴스
- 의문의 진동소리…옛날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적발된 수험생 | 연합뉴스
- YG 양현석, '고가시계 불법 반입' 부인 "국내에서 받아" | 연합뉴스
- 아파트 분리수거장서 초등학생 폭행한 고교생 3명 검거 | 연합뉴스
- [사람들] 흑백 열풍…"수백만원짜리 코스라니? 셰프들은 냉정해야" | 연합뉴스
- 노르웨이 어선 그물에 걸린 7800t 美 핵잠수함 | 연합뉴스
- 전 연인과의 성관계 촬영물 지인에게 보낸 60대 법정구속 | 연합뉴스
- '해리스 지지' 美배우 롱고리아 "미국 무서운곳 될것…떠나겠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