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승 류현진의 공은 4지선다형.. 타자들은 수험생이 된다

장민석 기자 2021. 4. 1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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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체인지업·패스트볼·커브 4가지 구종 예측 못하게 던져

“양키스에 게릿 콜이 있다면 우리에겐 류현진이 있다. 류현진이 등판하면 우린 이길 수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역투하는 모습. 그는 6과 3분의 2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첫 승과 함께 메이저리그 통산 60승을 따냈다. /AFP 연합뉴스

14일 뉴욕 양키스를 7대3으로 꺾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사령탑 찰리 몬토요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양키스를 압도했다( Hyun Jin Ryu dominated the Yankees)”는 말로 이 경기를 정리했다.

류현진은 양키스 강타선을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제구력으로 상대하며 6과 3분의2이닝을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7회초 3루수 커번 비지오의 송구 실책으로 점수를 내줬지만,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으로 기록되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은 2.92에서 1.89로 떨어졌다. 이날 승리는 류현진이 2013시즌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올린 60번째 승리(패전은 36번)였다. 그의 MLB 통산 평균자책점은 2.93. 700이닝 이상 던진 현역 투수 중 2점대 평균자책점은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2.44),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2.59)과 류현진, 셋뿐이다.

◇ 타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류현진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4지선다형 문제지를 받아든 학생과 같은 기분일 것이다.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4가지 구종을 골고루 던진다. 타자들이 이른바 ‘게스 히팅(예측 타격)’이 어렵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다양한 구종으로 양키스 타자들의 밸런스를 계속해서 흐트러뜨렸다”며 “우리 벤치에서도 류현진이 어떤 공을 던질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95개의 공을 던졌다. 베이스볼서반트(baseballsavant.mlb.com)에 따르면 커터가 33개(35%)로 가장 많았고, 포심 패스트볼이 26개(26%), 체인지업이 22개(23%), 커브가 14개(15%)였다. 양키스는 좌투수인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우타자 7명을 선발로 냈지만 류현진은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커터와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양키스 타자들을 상대했다. 14일 경기에선 특히 빨라진 커터가 위력을 더했다. 이날 평균 구속 86.0마일(138.4km), 최고 구속은 89.9마일(143.2km)까지 나왔다. 76.2마일(122.6km)부터 82.2마일(132.3km)까지 속도가 조절된 체인지업과 시너지를 내며 양키스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류현진은 경기 후 “그동안 각을 줄이고 속도를 높인 커터를 던지기 위해 연습했는데, 오늘 그 커터가 잘 통했다”고 말했다.

◇ 아메리칸리그에서 더 잘 통한다

많은 팬들은 류현진이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을 때 우려를 나타냈다. 투수 대신 지명타자가 타순에 들어가고, 강타자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가면서 성적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19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작년에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라 리그에 상관없는 최정상급 투수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도 초반부터 그 기세를 이어가며 오히려 내셔널리그 때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내셔널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이 2.98이었던 그는 아메리칸리그에선 2.51을 기록 중이다. 특히 9이닝당 삼진 개수가 8.1에서 9.5로 크게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작년까지 양키스를 상대로 1승2패, 평균자책점 6.04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올해 두 차례 대결에서 12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양키스 공포증’에서도 벗어난 모습이다.

블루제이스는 올 시즌 4번 타자로 주로 나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14일 경기에 빠졌다. 최근 백신을 접종한 류현진은 “첫 이틀 정도는 어깨가 뻐근했는데 그 외엔 큰 문제 없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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