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공격받은 이란 "우라늄 농축농도 60%로 올릴것"

이현택 기자 2021. 4. 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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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수준으로 상향 발표
이란 원자력청이 지난 2019년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있는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 모습. 이곳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원심분리기 수천 기가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나탄즈 핵시설 피해를 입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역대 최고 수준인 60%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핵시설 피해에 대한 보복을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 화물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ㆍ테헤란타임스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고 있는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차관은 13일(현지 시각) 농도 60%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격당한 나탄즈 핵시설에 개량형 원심분리기 1000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도 했다. 아락치 차관은 빈에서 열린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서방 국가와 이란 간 회담에서 이란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

60%의 우라늄 농도는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90%보다는 낮지만, 상용 원자로에 쓰이는 3~5%의 농도보다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상향하겠다는 것은 나탄즈 공격에 강경 대응하고, 핵 합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 11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전력 공급이 중단된 바 있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 5국과 2015년 핵 합의를 타결하기 전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했지만 핵 합의 타결 후 3.67%로 낮췄다. 그러나 2018년 미국이 핵 합의를 탈퇴하자 이를 4.5%로 올렸다. 이어 지난해 말 이란의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로 숨진 뒤 농축 수준을 20%로 상향했다.

이란의 우라늄 농도 상향 발표 이후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도발적인 발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외교적 길만이 여기서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13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인근 해상에서는 이스라엘 회사 소유의 바하마 선적 자동차 운반선 ‘하이페리온’호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배 일부가 파손됐다. 외신들은 이번 공격이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앞서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2일 “그들(이스라엘) 행동에 대해 복수할 것”이라며 나탄즈 핵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고조됐지만 추가적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 측이 이란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추가 보복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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