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눈물, 공감을 위한 신호
질문 던져줄 사람 부르는 표현
코로나로 나타난 차별 극복할
공감 능력 향상 위한 노력 필요
“눈물, 덧없는 눈물의 이유를 나는 모르네.” 영국의 시인 앨프리드 테니슨(Alfred Lord Tennyson, 1809∼1892)이 쓴 서정시 중 가장 섬세하고 잘 다듬어진 시로 평가받는 ‘눈물, 덧없는 눈물’의 1연이다. 테니슨은 ‘영영 사라진 세월’을 회상하며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고 했다. 문학표현이지만 놀랍게도 아직 사람이 왜 우는지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아주 오래전 사람처럼 뜨거워진 심장이 스스로 열을 식히기 위해 증기를 생성하고 머리 위로 올라와 눈 근처에서 응축되고 눈물로 빠져나온다는 말을 믿지는 않지만 눈물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하지만 슬픈 사연에 눈물을 흘리고 드라마 주인공의 눈물을 보고 같이 눈물을 흘리는 건 그 상황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지 공감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공감하려면 눈물을 흘리는 상대방에게 수많은 질문을 해야 한다. 상대의 상태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의료배우라는 독특한 경험을 가진 수필 작가 레슬리 제이미슨의 ‘공감 연습’ 내용처럼 “공감은 그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답을 하게끔 질문하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눈물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줄 사람을 부르기 위한 첫 신호이다.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지금 역설적이지만 공감을 연습하고 키워나갈 적기이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어서면서 전염병과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았던 ‘차별’이 드러나게 되었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인종, 국적, 나이, 종교, 이념 등의 이유로 평등권을 침해받고 눈물로 신호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신호를 받아 우리는 그들의 고통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수많은 질문을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감해야 한다. 마스크로 눈을 가리지는 않으니 눈물 신호를 받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1년 이상 자신의 편안함보다 상대방의 안전을 위해 생활방역을 철저히 지키는 희생을 기꺼이 해오며 상대방과 공감하는 방법을 연습해 왔다. 한층 더 향상된 공감능력의 범위를 넓혀 여러 사람의 눈물 신호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는 각 사회의 의료, 안전망, 정치 등 다양한 체계를 시험해 왔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험이 도덕성과 공감 시험이라고도 한다. 최종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우리는 여전히 공감을 연습할 기회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도덕적 약점을 고칠 기회도 있다.
도윤호 공주대 교수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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