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답안 유출, 증거 없어" 무죄 주장..취재진에 '손가락 욕'
[스포츠경향]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유출한 답안을 보고 숙명여고 내신시험을 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쌍둥이 자매가 항소심에서도 답안 유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 쌍둥이 딸의 변호인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답안 유출 흔적이나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1심은 (증거가) 없는데도 유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 “아버지가 답안을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입수하고 유출했는지조차 특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명백한 증거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개전의 정이 없고 죄질이 불량한 데 비춰볼 때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볍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미성년자였던 자매에게 장기 3년·단기 2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변호인은 학교 측이 정답을 정정했던 문제에 학생들이 낸 답 분포 정도를 확인하겠다며 학교 측에 사실조회를 신청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변호인이 요구한 문제는 쌍둥이 중 동생이 오답을 낸 문제로 알려졌다. 쌍둥이 동생은 출제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에 전교생 중 유일하게 정정 전 정답을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정답 유출의 여러 정황 중 하나로 꼽혔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후 오는 6월 9일을 다음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은 이날 오후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질문하는 기자에게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욕을 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판이 끝난 후 손가락 욕을 한 이유를 묻자 자매는 “달려들어서 물어보는 게 직업정신에 맞는다고 생각하나”, “예의가 없는 행동이고 교양 없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재학 중이던 2017∼2018년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두 딸보다 먼저 기소된 아버지 현씨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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