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신 성남 뮬리치 "K리그 빠른 발도 나"
상의 탈의 세리머니 '황당 퇴장'
"벗자마자 이전 경고 생각나"
[경향신문]
성남FC 골잡이 페이살 뮬리치(27·사진 왼쪽)는 커다란 키(2m3)로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역대 K리그 최장신 선수(종전 보그단 밀리치·2m2)로 꼽힌다.
뮬리치의 진짜 매력은 장신 공격수가 키를 살려 득점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는 반전에 있다. 길쭉한 다리로 성큼성큼 내딛는 그의 드리블 돌파는 보는 이의 눈을 비비게 만든다. 지난 13일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뮬리치는 “키 크다고 빠르면 안 되나. K리그에선 높이도 스피드도 내가 최고일 것”이라며 웃었다.
뮬리치의 빠른 발이 K리그에 공인된 경기가 바로 지난 10일 광주FC전(2-0 승)이었다. 뮬리치는 후반 10분 중앙선 부근부터 질주해 직접 득점으로 마무리했는데, 상대 수비수 알렉스는 그를 따라잡지도 못했다. 이날 전반에도 한 골을 넣었던 뮬리치는 “그날 느낌이 좋았다. 골문 앞까지 끌고가면 골도 넣겠다 싶었는데, 정말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날 뮬리치는 득점 직후 상의를 벗는 세리머니로 어처구니없는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자신이 전반에 경고를 한 장 받은 것을 잊은 게 문제였다. 뮬리치는 “유니폼을 벗자마자 경고받았다는 사실이 생각났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뮬리치를 지켜보던 김남일 성남 감독(오른쪽)은 “그래도 골을 못 넣고 퇴장을 당하지 않는 것보다 골 넣고 퇴장당하는 게 낫다”고 다독였다.
뮬리치가 빠른 발을 뽐내면서 준족의 K리거들과 비교하는 이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올해 K리그 선수들의 속도를 비교한 공인 기록은 없다. 지난해 K리그 최고의 준족(시속 35.8㎞)으로 공인받은 김인성이 올해도 가장 빠를 것으로 짐작될 따름이다. 김인성과 한 차례 맞대결을 벌였던 뮬리치는 “내가 더 빠를 것 같다”며 “지난해 세르비아에서 뛸 때 시속 35㎞를 기록했다. 스피드와 드리블에 자신감이 있으니 이 장점으로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 면에서 키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에는 “내가 (헤딩골을) 보여주면 달라질 것”이라고 받아쳤다. 실제로 그는 동료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을 노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뮬리치가 높이와 속도를 모두 겸비한다면 지금보다 더 무서운 골잡이가 될 수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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