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몰고오나 했더니..불화설에 된서리 맞는 롯데
성적 영향 우려..해명 노력도 없어
[경향신문]
프로야구 롯데는 2021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봄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연습경기에서 7승1패, 시범경기에서도 4승1무2패를 기록하며 좋은 예감으로 이번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개막 후 10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이 된 사건은 지난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였다. 2-3으로 쫓아가던 연장 11회말 2사 1·2루의 득점 찬스에서 강태율(롯데)이 타석에 나섰다. 중계 화면은 더그아웃에서 방망이를 돌리던 지시완(롯데)을 비췄다. 강태율은 투수 방면 땅볼로 아웃됐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경기 후 각종 야구 온라인 게시판에는 허문회 롯데 감독의 선수 기용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이때 떠오른 것이 감독과 단장의 ‘불화설’이다. 지시완이 성민규 롯데 단장이 데려온 선수라 허 감독이 쓰지 않았다는 추측이 쏟아졌다.
불화설이 불거진 건 지난 시즌부터다. 선수 기용을 두고 허 감독과 성 단장이 마찰을 빚고 있다는 소문이 여러 차례 흘러나왔다. 허 감독이 시즌 후 인터뷰를 통해 해명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논란에 더 불을 지핀 건 성 단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였다. 소통의 창구를 찾던 팬들은 성 단장의 SNS로 달려가 의견을 표출했다. 성 단장은 계정 소개글에 “답장을 못 드려 죄송합니다. 많은 힘이 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은 곧 삭제됐지만 ‘많은 힘’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다.
어느 팀이나 현장과 프런트의 간극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팀들은 이런 간극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갈등을 외부에 노출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명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허 감독은 13일 KIA전을 앞두고 “선수를 쓰는 것은 감독이 선택하는 것이라 (논란이) 당황스럽기도 했다”며 “가족끼리도 의견이 안 맞을 수 있다. 서로 잘하려고 하는 것인데 외부에서 오해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허 감독의 말은 크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이날 KIA전에서 8-0으로 대승한 후 논란은 잠시 사그라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롯데가 부진하면 불화설은 언제든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현장과 프런트의 적극적인 해명이 있어야 팬들도 마음 편히 롯데를 응원할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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