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산개나리', 9년째 대잇기 성공

윤희일 선임기자 2021. 4. 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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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원 "다양한 유전자 개체 섞어 심어 지속적 증식"

[경향신문]

북한산 산개나리.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개나리(사진)는 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식물이다. 북한산이나 강원 정선·영월, 전북 임실, 충북 괴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있는데, 그 수가 자꾸만 줄어들면서 멸종위기에 몰려 있다. 산개나리는 최근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숲 안으로 들어오는 일조량이 줄고, 유전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열매를 맺지 못해 다음 세대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산림청은 산개나리를 희귀식물 제193호와 특산식물 제117호로 지정했다.최근 연구기관의 복원 노력으로 산개나리가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와 함께 2012년 북한산에 산개나리 복원 시험지를 조성한 뒤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14일 밝혔다. 두 기관이 북한산에 조성한 산개나리 복원지를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복원지 내 일조량이 양호한 곳에 있는 산개나리의 평균 개화율은 70% 수준으로 북한산 다른 지역의 산개나리 개화율보다 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화량(한 개체당 꽃의 개수)도 132~296개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성과는 산개나리 개체의 DNA 이력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이루어냈다. 산림과학원 등은 복원 시험지 안에 있는 산개나리 개체 하나하나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한 뒤 복원지에 적합한 여러 개체를 찾아내 심는 방법으로 산개나리를 증식해 나갔다.

인효인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산개나리는 유전적으로 가까운 개체끼리의 교배가 어려운 수종”이라면서 “특히 북한산 자생지의 산개나리는 유전 다양성이 매우 낮아 종자 결실이 이루어지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시도한 DNA 이력 관리법을 통해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산개나리를 섞어 식재함으로써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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