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원전 폐로 위해" 핑계대지만..지하수 못 막으면 '오염수' 더 늘 듯
일 여당도 "유입차단 우선"
보호복 등 방사성 폐기물도
갈수록 쌓여 처리 '골머리'
[경향신문]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폐로’를 위해서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지만, 이는 선결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하수 유입으로 오염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데다 폐로 과정에서 발생할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방안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원전 부지를 점유하고 있는 1000여기의 오염수 보관 탱크를 줄일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나, 향후에도 발생할 오염수와 방사성 폐기물은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전날 “(오염수) 처분은 폐로를 진행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폐로 핵심 과제는 노심용융이 발생한 원자로에서 핵연료파편(데브리)을 제거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오염수 탱크를 줄여 연료파편을 보관할 원전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일본 정부는 2041~2051년까지 폐로를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장애물은 만만치 않다. 현재 원전 부지 내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 125만t을 방류하는 데만 최소 30년이 걸린다. 문제는 빗물과 지하수가 노심용융이 발생한 원자로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하수 유입을 막기 위해 2016년부터 땅속을 얼리는 이른바 ‘동토벽’을 설치했지만 여전히 하루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는 2053년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오염수 방류보다 지하수 유입을 원천 차단하는 대책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염과 폐로 작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원전 부지 내 각종 설비는 물론 건물의 잔해, 작업자의 보호복·장갑 등은 모두 방사성 폐기물이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이렇게 쌓인 폐기물만 47만㎥에 달한다. 일본 원자력학회는 건물을 모두 해체할 경우 약 760만t의 방사성 폐기물이 나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발생한 오염수 총중량보다 6배가량 많은 양이다.
더욱이 폐로 일정 자체도 지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핵연료파편 제거 작업을 2019년부터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2021년으로 한 차례 미뤘다가 다시 내년으로 연기했다. 1~3호기의 핵연료파편 중량은 도합 800~900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폐로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오염수 발생은 멈추지 않고 해양 방류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한다지만…‘급박한 위험’ 입증 쉽지 않아
- “수산업계 궤멸할 것”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전국서 규탄시위 봇물
- 신임장 제출한 일본대사에 “오염수 방류, 한국 우려 매우 커”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