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불가리스 마시면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된다?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더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77.8% 줄었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습니다.
[박종수/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어제) : 이런 제품을 먹었을 때 예방이 되느냐 하는 측면을 봤을 때는 분명히 저는 예방이 된다고 봅니다.]
이 발표 그대로,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도 등장했습니다.
어제 남양유업 주가 8% 넘게 올랐고, 해당 제품의 사재기 현상도 일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이런 합성 사진까지 돌았습니다.
전 세계가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요거트만 마시면 될 일이었냐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연구를 바탕으로, 요거트 마시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억제된다고 보기엔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 연구는 원숭이 폐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거기에 불가리스 제품을 섞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바이러스가 77.8% 줄었더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건 의료기기에 쓰는 살균소독제가 바이러스를 얼마나 줄이는지 확인할 때나 하는 실험입니다.
마셨을 때 몸 속 바이러스가 줄어드는지는 전혀 검증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시험도 하지 않았습니다.
[명승권/국립암센터 대학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 최소한 수백 명, 수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해서 그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해야 하는데 너무 원시적인 수준에서의 연구결과를 가져다가 침소봉대하면서 혼란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어요.]
남양유업은 어제까지만 해도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종수/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어제) : 섭취를 했을 때 효과가 저는 있다고 이렇게 확신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임상시험 전 단계라 인체 효능에 대해서는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논란이 되고 나서야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엔 부족한 연구라고 인정한 겁니다.
그럼에도 남양유업 측 발표를 그대로 전달한 보도 많았습니다.
전문가 분석이나 검증 없이 발표 내용만 전달한 보도, 저희가 찾아 세어본 것만 50건이 넘었습니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의 연구 발표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건지,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을지 따져보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학술지에서는 유산균 성분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효능이나 원리를 검증해보려는 연구들도 나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과학적으로 인과관계를 증명해낸 사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국 한림원도 유산균이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증거가 등장하면 바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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