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이어 얀센도 안전성 논란..11월 집단면역 잇단 암초

김지훈 2021. 4. 14. 20: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정부, 600만명분 계약 얀센 검증 들어가
모더나는 미 우선공급에 밀릴까 우려 커져
세계 백신전쟁 가속화.."선구매 실기 뼈아파"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제약 자회사 얀센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최대 72%로 나타났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희귀 혈전증’으로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하면서 우리 방역당국도 접종 연령 제한을 포함한 후속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더해 같은 방식 백신인 얀센 제품에도 의문이 제기된 데다 이 둘을 대체할 만한 백신 도입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 상황이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가속화할 백신 수급 전쟁을 고려하면 11월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엿새 만에 다시 700명대로 올라서면서 ‘4차 유행’의 먹구름은 더 짙어졌다.

백신 도입 일정 및 접종 계획.

조은희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14일 “국외 사례를 토대로 (얀센 백신에) 연령 제한 등이 필요한지 혈액응고장애와 백신 전문가 자문단,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선 한국 얀센에 미국 등 외국의 혈전 관련 이상 사례 정보를 요청했다. 얀센 백신은 우리도 2분기부터 600만명분을 순차 도입할 계획이었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얀센 백신의 도입계획은 아직은 변경되지 않은 상태이고, 질병관리청과 지속해서 이 부분에 대해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을 점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 가운데 6명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 혈전증이 나타나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 등이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 권고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얀센 백신 접종을 중지했다. 유럽과 캐나다도 얀센 백신 도입을 연기하기로 했다.

게다가 이런 희귀 혈전증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진 백신들의 공통적인 부작용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피터 마크스 미 식품의약국 바이오로직스 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얀센 접종 중단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얀센 백신에서 보고 있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봤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대체 백신으로 국내 도입을 주장했던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브이(V) 백신도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에서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공통으로 발생한다면,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엠아르엔에이(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인 경쟁이 앞으로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날 모더나는 누리집에 7월까지 미국에 2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외신에선 다른 나라들의 계약 물량 도입이 늦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는 모더나를 2분기부터 2000만명분 도입을 계획했으나 구체적 공급일정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우려에 대해 방역당국은 “구체적 공급 시기를 협의 중이다”라고만 밝혔다.

우리는 올해 상·하반기를 통틀어 7900만명분의 백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의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별 계약 물량이 1000만명분이고, 세계백신공동구매연합체(코백스)가 공급할 물량 1000만명분 가운데 이 비중이 얼마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상반기 내 들어올 물량이 모두 2080만회분인데 아스트라제네카 비중은 51%에 달해서 2분기 수급에선 비중이 압도적이다. 화이자 백신의 물량 비중은 36%이고, 대체 백신으로 관심을 끌었던 모더나·노바백스·얀센은 2분기 내 물량이 271만2천회분으로 13%에 그친다. 그나마도 얀센은 혈전 논란에 휩싸여 있다. 초기 백신확보 경쟁에서 실기한 데다 백신 안전성 이슈가 추가로 불거지면서, 백신 물량과 종류에서 선택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접종 전략 재정비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11월까지 전 국민 70%에 접종을 마치고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는 정부의 단언과 달리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수급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계약한 물량이 다 들어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11월 집단면역 형성도 백신 수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금으로선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예방의학)는 “지금은 돈이 있어도 백신을 구하기 힘든 상황으로, 지난해에 충분히 백신을 선구매하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프다”며 “다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상반기에 접종을 마무리하면 하반기에는 우리한테도 백신이 공급에 숨통이 트여서, 그때 집중적으로 접종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최현준 기자 watchdo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