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률 60%로 올릴 것"..미국 압박
핵합의 복원 교섭력 높이기
이스라엘 선박 미사일 공격
[경향신문]
이란이 폭탄 공격을 받은 나탄즈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률을 기존 20%에서 6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의 건재를 대외에 과시하고, 미국과 시작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우라늄 농축률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13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나탄즈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률을 14일부터 60%로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이를 위해 나탄즈 핵시설에는 기존보다 성능이 50% 향상된 원심분리기 1000대가 추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라그치 차관은 유럽 중재로 열리는 미국과의 JCPOA 복원 협상 참여를 위해 지난 6일부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머물고 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JCPOA를 파기하자, 지난 1월부터 JCPOA가 규정한 3.67%보다 진한 농도인 20% 농축 우라늄을 만들어왔다. 핵무기를 만들려면 90%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저농축 우라늄을 모으면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이번에 20%의 농축률을 60%로 또 한번 끌어올리겠다며 대미 압박을 강화한 것이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꼽히는 나탄즈 핵시설은 JCPOA 복원 협상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 11일 의문의 폭탄 공격을 받았다. 이란 정부는 공격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으며, 미국이 이를 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으로 JCPOA 복원 협상에서 이란의 주도권을 약화시키려고 했다면 매우 좋지 않은 도박을 한 것”이라면서 “나탄즈 핵시설 피습은 이란의 협상력을 더욱 강하게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제재나 파괴 행위(사보타주)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률 상향에 우려를 표명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이러한 도발적인 발표에 우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외교적 길뿐이며, 간접적으로라도 논의하는 것이 해결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천명하면서 중동지역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적 선박 ‘하이페리온 레이’호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근처 해안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지난 두 달간 이스라엘 국적 선박이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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