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얀마 들어간 CNN 기자 "폭력 책임 떠넘긴 군부, 인간도 아니라고 했다"
미얀마에서는 벌써 두 달 넘게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저항과 이를 향한 군부의 유혈 진압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미얀마에 다녀온 CNN 취재진을 저희가 단독으로 화상으로 만나봤습니다.
미얀마 현지 상황이 어떤지 이지은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외신으론 처음이자 유일하게 미얀마에 다녀온 클라리사 워드 기자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워드 기자는 지난 달 초 군부의 허락을 받고 나흘 정도 양곤에서 취재했습니다.
같은 기자로, 기자에게 허심탄회하게 말을 했습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 이지은 기자, JTBC 뉴스룸에 저를 불러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CNN 취재진은 군부 허가를 받고 미얀마에 들어갔습니다. 우리의 모든 움직임이 통제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제가 미얀마에서 실제 보고 가장 놀랐던 장면은 현지 기자들과 활동가들의 용기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옹호하며 비무장 상태로 나와 차디찬 시신으로 죽어가는 시위대를 카메라에 담는 그들요.]
지난 주 양곤을 빠져 나왔는데 직접 보고 들은 폭력의 잔상은 여전해 보였습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 앞으로 제가 절대 못 잊을 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몸에 소름이 돋아 있었고 몹시 떨고 있었어요. 아마 모든 일련의 상황들에 마음을 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여성에게 '소름 돋았는데 괜찮아요?'라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녀가 '군은 인간도 아니야'라고 답했어요. 그 말은 제게 엄청 났고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지금도 계속 제게 맴돕니다. 아직 그 잔상이 남고, 다가왔던 이들의 용기가 생각납니다.]
직접 만난 군부의 입장도 더 들을 수 있었습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 (군부는 시위대야말로 비난 받아야 한다고 하던데요. (군부 측을 만났을 때) 그 이유가 뭐라던가요?) 군부는 시위대가 폭력적이고, 폭력적인 도구를 쓰고 건물을 부수며 불 지른다는 내러티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혀 확인되지 않은 얘기죠. 그렇게 진실을 숨기려는 것일 겁니다. 폭력적인 무정부주의 무리가 폭력을 부추긴다면서요. 천재가 아니어도 누구나 얄팍한 거짓말이라는 걸 알 겁니다.]
'미얀마의 봄'이 올 순 있는 건지, 기류가 궁금했습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 ((지금 군부 아래에서) 또 다른 선거가 열릴 수 있어 보였나요?) 다음 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왜들 믿겠어요. 만약에 (반군부 세력이) 압도적으로 다시 이기더라도 그 때라고 군부가 그 선거 결과는 인정할까요? 제가 현장에서 만난 미얀마인들은 전혀 신뢰가 없었습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 (CPRH처럼 연합정부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나요? 반군부 세력도 취재할 수 있었습니까?) 군부와 같이 움직여서 도저히 만날 수 없었습니다. 군이 모든 움직임을 통제했고, 경비가 늘 삼엄했어요. 우리가 반군부 세력 누구든 만나면 아주 위험했을 겁니다. 만나는 순간 그들의 신변에 큰 위협을 줬을 것 같습니다.]
떠나온 기자에게 편치 않을 법 한 질문도 했습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 (떠날 때 마지막으로 미얀마인들이 뭐라고 했는지, 그 순간을 다시 얘기해 줄 수 있겠어요?) 떠나는 비행기에서 한 남자가 다가와 편지를 줬어요. 당신의 보도가 미얀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더 알려지길 바란다고요. 제발 멈추기 위한 노력을 전 세계가 해주길 바란다고요.]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 (감동적이네요. 그리고 너무 아프네요.) JTBC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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