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美 영화인, 아시안 증오범죄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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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는 봉준호(사진) 감독이 미국 영화인들을 향해 "두려워 말고 아시안 증오범죄에 맞서 달라"고 촉구했다.
봉 감독은 영화인들이 사회적 이슈에 맞서 역할을 한 사례로 미국의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가 인종 차별을 주제로 만든 영화 '똑바로 살아라'('Do The Right Thing'·1989)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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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제기 두려워 해선 안돼
사회 본질·질문 꿰뚫어 봐야"
13일(현지시간) ABC방송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봉 감독은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 영화·미디어 예술 칼리지가 마련한 온라인 마스터클래스 수업에 객원 강사로 출연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증오범죄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을 지켜보는 것은 몹시 두려운 일”이라며 “지금 영화(산업)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봉 감독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영화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그런 점 때문에 창작자들과 제작자들은 보다 용기 있게 (증오범죄) 문제를 다룰 수 있다”며 “영화인들은 이 문제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영화인들이 사회적 이슈에 맞서 역할을 한 사례로 미국의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가 인종 차별을 주제로 만든 영화 ‘똑바로 살아라’(‘Do The Right Thing’·1989)를 꼽았다.
그는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맞서는 것을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사회 표면 아래에서 끓어오르는 문제를 묘사하기 위해 여러분의 통찰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에게 ‘기생충’은 그런 접근 방식을 취하려고 했던 영화였다”며 “현시대에 부자와 가난한 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이 영화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창작자와 아티스트로서 여러분은 우리 사회의 본질과 중심에 놓인 질문을 꿰뚫어 봐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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