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배송 vs 지상 배송..고덕동 아파트 앞은 '택배산성'
서울 고덕동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앞에 택배상자 수백 개가 다시 쌓였습니다. 아파트 단지 측은 지하주차장으로만 다녀라, 택배노조 측은 차 높이가 걸리니 지상으로 다니겠다 서로 갈등이 깊어지면서 택배노조 측이 항의의 뜻으로 하루 치 배송 물량을 직접 찾아가라고 쌓아놓은 겁니다.
갈등을 풀 방법이 없을지, 박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택배 기사들이 아파트 앞 지하철역 입구에 택배 상자들을 쌓고 있습니다.
5천 세대에 달하는 이 아파트 단지에 하루 동안 배달할 상자들로, 8백여 개에 달합니다.
다 꺼내는 데만 10여 분이 걸렸습니다.
입주민들 보고 직접 찾아가라고 택배노조가 항의한 겁니다.
[민종기/전국택배노조 롯데 강동지회장 : 자녀들의 안전 문제 저희도 인정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거 저희도 인정합니다. 여러분들이 그걸 하나 지키기 위해서 저희는 몸이 가루가 되고…]
이달 들어 아파트 입주자 대표 측이 택배 차량이 단지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지하로만 다니게 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애초에 차가 다니게끔 만든 길이 아닌 데다, 학생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이유입니다.
높이가 2.8미터인 택배차량이 2.3미터로 설계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다니려면 차량을 고쳐야하는데, 비용은 고스란히 기사들 몫입니다.
주민들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A씨/주민 : 서로 돕고 살아야지. 서로 우리도 도움 받는 입장인데. 차로 들어오게 해야지.]
[B씨/주민 : 굳이 그렇게 힘들다고 하시는데 서로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요?]
[C씨/주민 : 아직 학교 애들이 안 끝나서 그러는데 중학교, 초등학교 여기 다 쏟아지거든요.]
[D씨/주민 : 지금 차들 많이 개조했어요. 이거는 저희가 1년 전부터 고지를 했고 서비스 차원에선 그렇게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최근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서 택배 기사를 배부른 멍청이들이라고 조롱하는 발언이 나오며 갈등은 더 커졌습니다.
아파트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 단지 내 유치원만 지금 3곳이 있고…하교 시간대 차량하고 겹치게 되면 조금 사고 위험 발생이 있죠.]
택배노동자 측과 아파트 간에 서로 양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한 곳도 있습니다.
아파트 측에서 지상 운행을 막았는데, 대신에 택배기사들에게 전동차를 마련해준 겁니다.
[박경철/세종 호려울마을 아파트 입주자대표 : 우리가 사드린 전동차를 이용해서 배달해주셨으면 고맙겠다 이렇게 해서 서로 양팀이 협의에 의해서…현관문 앞에까지 갖다주시기 때문에 잘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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