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미화하는 日.. '귀여운 삼중수소'?

일본이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주변국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선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를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마이니치 신문, 도쿄신문에 따르면 전날 밤 일본 부흥청은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따라 ‘처리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 ‘트리튬’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유루카라((ゆるキャラ)’라는 애칭의 트리튬 캐릭터가 등장한다. ‘유류카라’는 ‘느슨한 캐릭터’라는 의미인데, 방사선 물질인 트리튬이 그다지 위험하지 않고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일본 부흥청이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배출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공개한 캐릭터 '유루캬라'. /일본 부흥청 홈페이지 캡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정화 장치로 재처리한 후 오염 농도를 낮춰 방류할 계획이라 밝혔다. 정화 장치로 거른 오염수를 일본 정부는 ‘처리수’라고 부르는데, 이 처리수에는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대표적 방사선 물질인 트리튬이 남아 있다. 일본 정부는 처리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400~500배 희석해 방류하면 국제기준에 부합하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흥청은 이런 주장을 홍보하기 위해 ▲트리튬이 빗물이나 해수, 수돗물, 인체에도 존재하며 ▲체내에 들어가도 축적되지 않으며 물과 함께 배출되고 ▲탱크에서 바다로 흘려보낼 때에는 농도를 100배 희석시킨다는 내용을 동영상과 전단지에 넣었다. 부흥청 담당자는 트리튬을 캐릭터화한 이유로 "친근하다는 의미가 크다. 선도 악도 아닌 중간적인 느낌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일본 내에서도 중대한 사안을 너무 경박하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등 비판이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활동하는 작가인 고마쓰 리켄 씨는 마이니치신문에 "분노와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현실에 마주하려는 수산업자와 지역주민 등 당사자들의 감정을 거스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경박하다"라며 해양 방류 결정 당일에 일본 정부가 내놓은 메시지가 이 정도라는 것에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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