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측 "답안 유출 증거 없다" 항소심서도 무죄 주장

시험지 유출 혐의 전면 부인

 
교무부장인 아버지로부터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의 쌍둥이 자매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재판장 이관형)는 14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모 쌍둥이 자매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자매 측 변호인은 “답안 유출 흔적이나 증거가 있어야하는데, 1심은 (증거가) 없는데도 유죄를 인정했다”며 “아버지가 답안을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입수하고 유출했는지조차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증거 수집 과정도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쌍둥이 자매의 소지품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부적법했고, 검찰은 쌍둥이 자매에게 포렌식 과정에 참여할 것인지 묻지도 않았다”며 “공소사실도 제대로 특정되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번 사안의 범죄가 중대하고 증거가 명백함에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며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등을 비춰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피고인 측은 학교가 정답을 정정했던 문제에 학생들이 낸 답의 분포를 확인하겠다며 학교에 사실조회를 신청하겠다고 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사실조회 신청이 들어간 문제는 쌍둥이 동생이 출제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에 정정 전 정답을 낸 것으로 알려진 문제다.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을 지정해달라는 변호인의 요청에 대해선 “피고인들의 풀이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서면을 통해 주장하시면 재판부에서 판단하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는 6월9일 재판을 재개한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