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푸틴에 손 내민 바이든, 美·러 '대화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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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줄곧 러시아와 각을 세워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상대편 수장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만나자고 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미국은 러시아의 '도발', 러시아는 '내부 갈등'이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미국 안에서도 러시아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를 놓고 강온 전략이 상존한다.
미국의 기조가 완성되지 않은 만큼 러시아가 자국 영향력을 더 반영하기 위해 강하게 맞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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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관련 이견으로 성사 여부 미지수
취임 후 줄곧 러시아와 각을 세워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상대편 수장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만나자고 했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면 3년 만에 미ㆍ러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결과에 따라 해킹, 선거 개입 등 각종 현안을 놓고 부딪친 양국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제3국에서 대면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관계 회복을 위해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러시아는 수락 여부에 관해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상간 담판을 통해 꼬인 실타래를 푸는 ‘통 큰’ 제안임이 분명하나 대화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이날 통화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두 사람의 견해는 뚜렷이 갈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군사력을 증강시킨 러시아 측 행태에 우려를 표했다. 반면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내부 위기를 언급했다”고만 전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미국은 러시아의 ‘도발’, 러시아는 ‘내부 갈등’이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달 초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인근에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가장 많은 병력을 이동시켜 서방의 반발을 샀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 카드를 내밀면서도 한편에선 대(對) 러시아 압박 강도를 높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국방부의 독일 주둔 미군 증원 발표를 “집단적 유럽 방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도 군사력 증강을 거두라며 러시아를 거세게 압박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분쟁 화약고로 만든다”면서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 안에서도 러시아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를 놓고 강온 전략이 상존한다. 고강도 제재를 주문하는 쪽은 우크라이나를 포함, 러시아의 잇단 도발이 바이든 행정부를 시험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본다. CNN방송은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외교정책을 만드는 중이라 푸틴에게는 지금이 향후 4년간 정치ㆍ군사적 경계를 설정할 완벽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기조가 완성되지 않은 만큼 러시아가 자국 영향력을 더 반영하기 위해 강하게 맞선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그래도 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미 정보당국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러시아가 미국과 직접 충돌보다는 실용적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가정보국장실(ODNI) 보고서는 “러시아는 국제 동맹을 분열시키기 위해 올해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크라이나 도발도 그 일환으로 심각한 물리적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상생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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