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 이란, 국제사회에 엄포

유태영 2021. 4.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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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역대 최고 수준인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엄포를 놨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4일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이 "나탄즈 핵시설을 공격한 악에 맞선 대응"이라며 "그들(이스라엘)은 이란이 핵합의 복원 협상 과정에서 빈손이기를 바랐지만, 우리의 입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란 원자력청은 지난 1월부터 포르도 핵시설에서 20% 농도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시작해 약 석 달 만에 55㎏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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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수준 60%로 올리기로
원심분리기 1000대 추가 설치 계획
로하니 "핵 시설 공격, 악에 맞대응"
'공격 배후 보복' 천명 하루 만에
이스라엘 화물선 피격.. 긴장 고조
이란 원자력청이 지난 2019년 11월 공개한 중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있는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 모습. 나탄즈 AP=연합뉴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역대 최고 수준인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엄포를 놨다. 핵시설 피습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이자 유리한 패를 손에 쥐고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3일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같이 통보했다며 “최근(11일) 공격을 당한 나탄즈 핵시설에 성능을 50% 향상한 원심분리기 1000대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복수를 천명한 지 하루 만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4일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이 “나탄즈 핵시설을 공격한 악에 맞선 대응”이라며 “그들(이스라엘)은 이란이 핵합의 복원 협상 과정에서 빈손이기를 바랐지만, 우리의 입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60% 우라늄 농축은 역대 최고 농도로, 핵무기 개발 수준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란은 애초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했다가 2015년 핵합의에 따라 농도를 3.67%로 제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부활한 뒤 농도를 4.5%, 20%로 차례로 상향하며 맞불을 놨다. 이란 원자력청은 지난 1월부터 포르도 핵시설에서 20% 농도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시작해 약 석 달 만에 55㎏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통상 핵무기 1기를 만들려면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25㎏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20% 농축 우라늄 200∼250㎏을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 피격으로 우라늄 농축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받아 생산량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란 의회연구소장인 알리레자 자카니 의원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피격으로) 수천개의 원심분리기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나탄즈 핵시설이 빠르게 복구될 것이라는 공식 발표를 ‘거짓 약속’ 취급했다.

이날 걸프 해역에서는 이스라엘 회사 소유의 화물선 ‘하이페리온 레이’호가 피격돼 중동지역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정부 관리 발표를 인용해 이스라엘 선박이 미사일 또는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이 배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일련의 움직임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난 6일 처음 열린 핵합의 복원 관련 당사국 회담과 얽혀 있다. 회담은 이르면 15일 속개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의) 도발적 발표에 확실히 우려한다”면서도 “미국은 이란과의 핵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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