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아닌 투자'?..'광명 땅' 이전 토지 거래 분석하니
[KBS 전주]
[앵커]
경기도 광명의 노온사동 땅을 두고 이른바 '원정 투기' 의혹에 얽힌 이들이 과거 전주에서도 집단 투기한 정황을 어제(13) 보도했는데요.
이들은 '서로를 모른다, 우연한 기회에 투자했을 뿐이다'라고 말하지만, 거래 기록을 들여다 보면, 얽히고설킨 관계가 드러납니다.
먼저,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전북 원정 투기'와 관련해 LH 현직 직원과 함께 구속된 법무사 이 모 씨에게 비슷한 시기, 경기도 광명의 노온사동 땅을 산 전주 주민 A 씨를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모 씨/법무사/지난 12일 구속/음성변조 : "(A 씨하고 ○○고 동문이신 거죠?) 그런 분은 잘 모르겠어요. (그분들도 같이 사셨던데.) 아니, 모르겠고."]
하지만 A 씨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A 씨/경기 광명 땅 구매/음성변조 : "(이 씨는) 고등학교 친구야. (고등학교 친구요?) 고등학교 동문이에요."]
법무사 이 씨는 물론이고 구속된 LH 직원 정 모 씨와 친분도 인정합니다.
투자를 추천받았다는 겁니다.
[A 씨/경기 광명 땅 구매/음성변조 : "광명을 어떻게 알았느냐. LH 직원이 그런 얘기를 한번 해줬어, 우리한테. 정○○ 씨가. 가끔 한 번씩 밥 먹고 그런 사이야. (지인하고 같이 땅을 구매한 건 이번 경기 광명만 처음 사신 거고요?) 그렇지."]
다만 순수한 투자였다고 강조합니다.
아는 사람끼리 땅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집단 투기 의혹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과연 그럴까?
취재진이 광명 땅을 산 전북 주민들의 과거 기록을 좇아보니, 전주 효천지구 땅 거래에서 흔적이 발견됩니다.
효천개발사업은 구속된 LH 직원 정 씨가 환지 업무를 총괄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2017년 이후 광명 땅의 주인이 된 전북 사람은 48명.
이들 가운데 A 씨를 비롯해 6명이 효천지구 땅 거래 기록에서 발견됐는데, 이들이 사들인 땅 8천3백㎡의 토지 등기부 등본을 분석하니, 가족, 후배, 같은 직업 등으로 얽혀있습니다.
심지어 사들인 땅을 서로에게 넘기며 거래한 사실도 확인됩니다.
광명 땅 매입 기록에서 의문이 남던 집단 투기 관계도가 효천지구 땅 거래 기록으로 설명된 셈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투자했다고 말하지만, 남아있는 기록은 부도덕한 집단 투기 정황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신재복/그래픽:전현정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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