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트리튬'이 귀여운 마스코트? 일본 정부 홍보물 논란되자 하루만에 사용중단
[경향신문]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이 귀여운 마스코트?’
일본 부흥청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을 귀여운 캐릭터로 홍보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부흥청은 14일 밤에 홈페이지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전단과 동영상에 등장하는 트리튬 캐릭터의 디자인을 수정한다며 “해당 전단과 동영상의 공개를 일단 중단한다”고 밝혔다.
부흥청은 전날 관계각료 회의에서 트리튬을 ‘유루캬라’처럼 형상화한 홍보물을 소개해 논란이 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유루캬라는 주로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산품이나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만드는 귀여운 마스코트를 일컫는다.
부흥청 관계자는 오염수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해양 방류 결정이 내려지는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가을부터 홍보물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안에 관심이 적은 어린이와 시민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트리튬을 귀여운 유루캬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부흥청이 제작한 홍보물과 동영상에서 트리튬은 빗물, 바닷물, 수돗물, 인체 곳곳에 존재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홍보물은 트리튬이 체내에 들어와도 축적되지 않고 물고 함께 배출된다면서, ALPS 처리 오염수를 방류할 때는 농도를 100배 이상 묽게 만들어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의 7분의 1 정도가 되도록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트리튬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피부를 뚫지 못해 외부 피폭은 발생하지 않지만 물과 함께 체내에 흡수될 경우 내부피폭을 일으킬 위험성은 무시한 설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흥청이 일본 어업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이번 사안을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나하마에 거주하는 고마쓰 리켄은 “지역 주민과 어민들의 심정을 무시한 처사”라며 “(정부는) 좀더 신중하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안전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점검 시스템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흥청에는 캐릭터 홍보와 관련해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이 30건 정도 전해졌다고 NHK는 보도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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