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독성 강한 틱톡, 유튜브 넘본다

2021. 4. 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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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우 순이엔티 대표
박창우 순이엔티 대표

순이엔티는 국내 틱톡 인터넷 스타를 위한 기획사,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의 1세대 기업으로 현재 50여 명의 유명 크리에이터들과 1억30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MCN 기업이다.

작년까지는 틱톡 인터넷 스타를 위한 기획사,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 만난 사람들 중 10대와 10대 이하는 바로 아는 틱톡커의 이름을 읊어대고 20대, 30대는 "해보긴 했는데 그거 중국어플 아니야?"라고 말을 하며 40대 이상은 "트럼프가 욕심낸 어플"이라고 했다.

단 몇 개월 사이지만 최근의 틱톡을 보면 그 연령층이 많이 높아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어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국내 틱톡 하루 순수 이용자가 세 자릿수까지 성장했으니 전 국민의 몇 %가 틱톡을 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 틱톡을 설명할 때 꼭 따라붙는 것이 글로벌 어플이다.

국내 틱톡의 유명 크리에이터들(속칭 틱톡커)의 유명 팔로워들이 천만을 넘는 이유도 다 이 글로벌 팔로워의 힘이다. 글로벌 속에서 한국 틱톡의 위상은 사업적으로나 콘텐츠적으로나 아직 많이 미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틱톡이 장악한 쇼트 영상 플랫폼의 시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유튜브의 콘텐츠 시장과 대비되는 쇼트영상 플랫폼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한 틱톡의 예를 통해 비대면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다시 성장 물결을 타는 쇼트 영상 시장을 들여다보고 수많은 이들이 관심 갖는 MCN 시장을 어떻게 선도하고 따라갈 것인가에 대한 의미와 필요성을 현업의 중심에 있는 입장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틱톡 유저는 시청자가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틱톡은 영상어플이 아니라 소셜네크워트 서비스(SNS)다. 한 영상에 대해 조회 수나 좋아요 수 등 그 영상을 평가하는 몇 가지 척도가 있지만 전통적으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인터렉티브 비율이다. 댓글 달기, 좋아요나 구독 누르기 등 시청자가 그 영상에 대해 직접 행동을 보이는 비율을 말하는데 틱톡의 경우는 유명 크리에이터의 경우 그 비율이 15%가 넘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영상 시청을 넘어서 그 영상에 대해 반응하고 나아가 그 영상을 패러디하거나 똑같이 찍는 것이 틱톡만의 문화다. 이런 따라하기 문화가 최근 유행하는 챌린지 형태로 시도되고 틱톡만의 강력한 파워로 형상화돼 콘텐츠 파급력과 광고로 정착된 것이 틱톡 해시태그 챌린지 같은 것들이다. 작년 지코의 '아무노래'나 비의 '깡' 같은 신드롬 급 유행에 틱톡에 커다란 기여를 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실제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는 3주간 영상 조회 수 4억 5000만회를 넘겼으며 이 노래를 통하여 만들어진 영상 숫자가 150만 건을 넘어서는 국내 틱톡 시장에서도 혁신적인 선례를 만들었다.

현 젊은 세대, 특히 자라나는 신규 세대는 굉장히 빠르고 멀티를 중요시한다. 혹자는 Z세대를 일컫는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일상에서도 한순간에 한 두개의 사고와 활동을 넘어서 다섯 가지까지의 멀티 플레이를 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사실 1시간여의 TV 프로그램은 결코 쉬운 프로그램은 아닐 것이며 집중하기에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유튜브의 5분에서 20분의 콘텐츠 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스킵을 누르고 자체 하이라이트 편집을 하며 보고 있을까에 대한 답도 거기에 있다. 틱톡을 하다 보면 15초는 딱 그 한계에 걸린 영리한 시간대라고 느껴진다. 스킵하기에도 애매한, 더구나 시작에서 조금이라도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고 잠시 머문다고 생각했을 때 영상은 끝나가는 그런 영리함, 일반적으로 영상은 기승전결의 구조에 따르지만 틱톡의 짧은 시간대는 기, 결 혹은 바로 결, 결기와 같은 스피디하고 임팩트 있는 영상 콘텐츠를 강요한다. 그래서 15초는 짧지만 그 효과는 깊고 무겁다.

크리에이터라는 말 속에는 내가 연출가고 내가 기획자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뭔가 나는 될 수 없는 영상 속의 사람, 보통의 사람은 그렇게 느낄 것이다. 유튜브 영상을 하나 만든다고 해도 그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 녹아 있을 장비의 장벽과 어려움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러나 틱톡의 매체적 정의에서 플랫폼이냐 어플이냐의 논란은 있지만 근본적으로 어플이다. 촬영과 편집 등의 기능적 측면이 일반 어플보다 쉽고 편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해외나 국내에도 노년층의 일반 크리에이터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또 앞서 설명한 챌린지 문화의 따라하기 콘텐츠들의 이지(easy)함이 더 '이지스럽게' 다가온다는 말이다.

정리하자면 틱톡은 시청자가 되기에도 크리에이터가 되기에도 SNS처럼 쉽고 빠르며 지루하지 않다. 이 정리를 뒷받침할 수많은 장치와 시스템이 현재의 틱톡 속에 완성된 것이 틱톡이 유튜브를 바짝 추적하며 위협하고 있는 가장 큰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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